인간한계에 도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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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파란과 이변, 명승부의 속출로 50억 인류를 환호와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드디어 개막됐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드러매틱한 경기에 넋을 잃게 되지만 갈채 뒤에는 금메달보다 더 값진, 인간한계의 세계기록에 묵묵히 도전하는 올림픽 용사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 케이스가 역도와 육상.
불세출의 역사(역사) 전병관(전병관·24)이 역도 56kg급에서 마의 기록인 3백kg고지를 허물수 있을지 우승여부와 함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이 종목 세계최고 기록은 「포킷 헤라클레스」나임 술레이마놀루가 터키로 망명하기 전인 지난 84년 수립한 3백kg(당시 불가리아).
당시 약물복용의 짙은 의혹속에 수립된 이 기록은 8년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 누구의 범접을 허용치 않은채 성역을 굳게 지키고 있다.
서울 올림픽때의 우승기록은 고작 2백92.5kg이었으며 전병관이 지난해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할때 기록은 2백95kg.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전병관이 28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기적과도 같은 3백kg벽에 도전한다.
다음으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될 경기가 육상 남자 멀리뛰기의 9m벽 도전.
도전자는 미국의 칼 루이스(31)와 마이크 파월(29).
사실 9m란 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꺼내기조차 어려웠을 정도.
지난 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보브 비몬(미국)이 수립한 8m90cm가 23년만인 지난해 8월 동경세계 선수권에서야 무너졌기 때문이다.
칼 루이스에 가려 만년 2위를 기록해 오던 파월은 이 대회에서 누구도 믿기 어려운 8m95cm라는 대기록을 수립함과 동시에 루이스의 65연승에 쇄기를 박으며 세계 1인자로 당당히 올라섰다.
특히 파월은 올림픽 출전에 앞서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열린 초청 육상대회에서는 8m99cm(비공인 세계신)를 뛰어넘어 신기록 경신이 유력시되고 있다.
파월은 1m90cm·77kg의 완벽한 체구에(루이스는 1m88cm·80kg)고공점프에서 나오는 긴 체공시간을 이용, 공중에서 3회반이나 걷는 「시저스 점프」가 일품이다.
또 남자 1백m의 9초85내 진입여부도 초점.
지난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루이스가 질풍같은 대시로 9초86을 세운 남자 1백m는 이번 올림픽에서 주역 루이스가 빠져 다소 김빠진 것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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