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신교정할땐 기능손실 감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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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름다운 여자를 표현할때「붉은 입술과 백옥같은 치아(단순호치)」란 말을 쓴다. 이처럼 치아는 미인의 상징이기도 하고, 반면 괴물의 상징인드라큘라의 덧니로 표현되는흉측한 모습의 대표격으로 등장하기도 한다.사람의 얼굴 모습에 균형을 잡아주는데는 눈·코·귀도 중요하지만 치아의 역할도 빼놓을수 없다.
아무리 빼어난 외모를 갖춘사람이라도 앞니 하나만 뽑아버리면 금방 바보스런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치아의 모양은 대체적으로그사람의 얼굴을닯고 있다. 얼굴이 긴 사람은치아도 길쭉하고 둥근 사람은약간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또 사람의 피부 색깔이 각기다르듯 치아의 색깔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얼굴 색깔에 비례해 치아 색깔도 밝거나어두운 색조를 띠게 된다.
치아의 색깔뿐 아니라 치아의배열된 모양·크기에 따라얼굴 모습에 많은 변화를 줄수도 있다. 뻐드렁니, 덧니, 치아 사이가 듬성듬성 벌어진 사람, 읏을때 잇몸이 유난히 드러나는사람등입 언저리에서표현되는얼굴모습의 변화는매우 다양하다. 아름다운 모습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열굴 성형을 선호하듯 치과 치료에서도 요즈음 번미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뻐드렁니나 부정교합이 있는경우 교정치료를 받기도 하고,치아 색깔도 특수재료를 입치는 것으로 바꾸기도 하며 잇몸성형수술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시술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테크닉이필요하기 때문에 함부로 할수는 없다. 집안의 가구 옮기둣치아를 웁직여 교정할수는 없는 일이며 벽에 페인트 칠하듯치아의 색깔을 원하는 색으로바꿀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치아기능에는 별 이상이 없는데 단순히 모양 위주로만 치료하려는 경향도 바람직스럽지못하다.모양을 예쁘게 하기 위해 어떤 치료를 한다는 그 자체가 자연치를 그대로 간직하는 것보다 기능적인 손실을 다소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워지고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겠지만 얼굴·신체 일부를 인위적으로 뜯어고쳐가면서 아름다위지려는 요즘 사람들의 안간힘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생긴 그대로가 아름답게 보일수 있도록 자신있게 살아가는모습이 더 돋보인다는 사실을왜 모를까.
최상묵<서울대치료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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