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사관 상무관 오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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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년전 우리나라에 폴란드무역대표부가 생길때부터 주재해온 주한폴란드대사관의 스와보미르 오콘 상무관(필)은『한국은 경제가 발달한 나라지만 내부적으로는 허한구석이 적지않다느 는 생각을갖게됐다.
그는 『교통지옥이 실물경제의 가장 큰 문제』 라고 지적하면서 자동차를 통해 한국경제의 「정신적인 사각지대」 까지 풀어나갔다.
오콘 상무관은 지난 3년동안 한국에서 자가용이 부쩍 늘어났는데 특치 젊은 사람들이 집을 구하기보다 자가용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것을 알게됐다. 집값이 너무오르니까 아예 내집마련을포기하고 좋은 차를 사거나인생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늘어났다는 것이다.
폴란드에서도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진뒤 아파트가격이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어올라 저축이나 집사는 것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한국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에대해 『교통지옥은 길을 넓히면 해결할수 있지만 건전한「경제정신」은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 고 지적한다.
결혼한 딸과 대학생아들의아버지로서 그가 더욱 걱정하는 것은 가끔 한국의 20대초반 젊은이들이 분수에 맞지않게 부모가 사준 고급승용차를 몰고다니는 것을 볼때다.폴란드에서도 부모가결혼전은 물론 결혼한 후에도 자녀를 돌봐주는 일이 많아 「부모자식간의 정」 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지나치게 자뎌를 감싸는 것은 오히려 자뎌를 망친다』 는 것이그의 「양육론」이다. 그래서폴란드에서도 16세 아들에게 고급승용차를 사준 부유한40대 부인에게 『아들은 자립심이 없어지고 돈의 소중함을 알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망하면 그애는 어떻게 살아가겠느냐』 며 따끔하게 일침을 놓은 적도 있다.
58세의「폴란드부모」는 『한나라의 힘은 결국 젊은이들에게 달려있다』 고 새삼 강조한다. < 오장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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