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사흐 어떻게 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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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AIM 상장=인수 8개월 뒤인 2005년 8월 9일 UE는 런던의 나스닥격인 AIM시장에 그룹 전체의 주식 32%를 상장했다. 모건 스탠리가 주간사였다. 1억 3100만 달러가 들어왔다. 32%만 상장했기 때문에 전체 가치는 3배인 3억 9300만 달러인 셈이다. UE그룹엔 당시 5개 석유 자회사가 있었는데 총 인수 금액(9600만달러)가운데 페트로사흐의 비중은 48.5%였다. 따라서 페트로사흐의 가치는 철도청의 인수 예정가 3배, 인수가 보다 4배 가량 뛴 것이다.

페트로사흐를 발판으로 UE는 쑥쑥 컸다. 2006년 11월까지 우랄스 노드.디누.미카우네프찌.두리스마 유전을 잇달아 인수했다. 2007년 4월 24일 현재 런던 증시에 상장된 UE의 주가 총액은 493억 파운드(9100억원)였다.

◇뽀그라니츠노에 유전=UE가 뜬 이유는 육.해상에 걸쳐 있는 대형 뽀그라니츠노에 유전 때문이다. UE는 인수 직후 해상 조사에 착수했다. 석유 전문 탐사회사인 DMNG와 분석 전문사인 D&M이 투입됐다. 모두 엑슨 모빌의 하청으로 사할린-Ⅰ, 사할린-Ⅱ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던 회사들이다.

조사결과를 모건 스탠리는 2005년 8월 상장 때 제출한 'Placing and Admission to AIM'이란 리포트에 실었다. "D&M은 11개 유망지역에서의 총 무위험 유망자원이 8억5200만 배럴(1억14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가치는 45조원에 달한다. 뽀그라니츠노에 광구의 가치는 계속 올랐다. 1억8000만t의 해상 추정 매장량에 이어 육지 매장량이 추가돼 모두 2억4000만t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 사할린 유전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석유공사 관계자는 재판때 석유 조사전문회사인 슐룸버거의 보고서를 인용,"이 해상 유전은 가치가 없다"고 진술했었다.

2004년 이 유전의 육지 조사에 참가했던 사할린의 TECH INCOM사의 지질학자 블라디미르 라주시는 "육상 최대 추정 매장량은 1억5000만t"이라고 말했다. 가치가 더 오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크루즈노에 유전=철도청의 2004년 페트로사흐 인수 계약 당시 초점은 사할린 동부 해안의 오크루제노에 육상 유전이었다. 1992년 생산 시작 이래 2005년 3월까지 1560만 배럴이 생산돼 2004년엔 3100만 배럴이 남은 것으로 추정됐다. 1200만 배럴만 남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게다가 남은 원유의 얼마를 채굴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배럴당 40 ̄50달러, 달러당 환율 1140원이던 당시 이 유전의 가치가 1조4000억원 정도가 되지만 너무 상황이 불확실해 굳이 62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철도청 내부에 확산됐다. 그러나 페트로사흐는 2004년 여름 2D 단층 조사, 2005년 3D 단층 입체 조사를 실시해 2005년 여름 해안 400m 앞바다에서 높이 140m 석유 기둥도 찾아냈다.

유즈노사할린스크=안성규, 서울=최익재 기자


페트로사흐 일지

▶2004년 7월 중순=허문석씨,철도청의 왕영용 사업개발 본부장에 사할린 유전개발 제의

8월17일=철도청 산하 철도재단이 전대월씨와 코리아크루드 오일(KOC) 공동 설립

9월3일=KOC, 페트로사흐 지분 97.16%를 62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

10월4일=KOC, 페트로사흐의 중간 모회사인 니미르에 620만달러 송금

11월10일=철도청 간부회의에서 계약해지 결정

11월11일=러시아 정부가 인수계약 무효화 했다는 사실 알려짐

11월18일=러시아 정부의 조건부 승인 사실 통보됐으나 철도청은 계약 해지 확정

11월19일=우랄스 에너지(UE), 페트로사흐 전격 인수

▶2005년 4월='이광재 의원이 개입된 권력형 비리'라는 의혹으로 철도청 유전개발 스캔들 터짐.

검찰 수사 착수. 전대월씨 구속.

8월=런던에선) 모건 스탠리를 주간사로 UE가 주식 32%를 런던 AIM 증시에 상장해

1억3000만달러 자금 조달 (8월9일)

서울에선)'유전 의혹'특검팀 출발(8월18일)

10월=1심 재판부, 유전 의혹사건 당사자에게 '졸속 추진' 등의 이유로 징역형 선고

▶2006년 11월=페트로사흐, 뽀그라니츠노에 광구서'추정 매장량 2억4000만t' 최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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