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유착」 얼마나 벗길지…/징코민 메틸알콜사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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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찰 수사강도 높이려 특수2부에 배당/약정국·보건원 관계자 「유출」 서로 발뺌
제약회사·시민단체간의 메틸알콜 검출 공방에서 비롯된 징코민사건은 검찰의 수사착수로 그동안 의혹을 받아온 업계·보건당국간의 「검은 유착」이 사법 심판대에 오르는 사태로 발전됐다.
보사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약정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수사가 과연 보건행정에 대한 불신·의혹을 얼마나 벗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징코민의 메틸알콜 검출과 관련,사건수사를 배당받은 서울지검 특수2부는 3일 오후부터 이종찬부장검사이하 검사 3명과 전수사관이 즉각 철야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비상.
수사팀은 보사부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것이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관련자들을 당일로 소환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일단 형사 2부로부터 넘겨받은 보사부 1차검사자료,국립보건원·소비자보호원 합동검사자료,언론보도사항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수사계획·방향을 설정.
검찰은 현재 진행중인 보사부 자체감사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이에 보조를 맞춰 수사 범위와 완급을 조절할 계획.
○…서울지검은 당초 형사2부에 제약회사의 약사법 위반부분을 수사토록 할 계획이었으나 보사부의 정식수사 요청에 따라 수사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특수2부로 이 사건을 배당.
검찰은 이와 함께 특수2부에 부장검사를 제외한 검사가 세명뿐이어서 단시일내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기에는 인력이 절대부족하다고 보고 특수3부 일부 검사를 차출,수사진을 보강.
○…보사부의 약정국에 대한 감사는 ▲제약회사에 대한 약사감시 소홀 ▲소비자보호원 발표후 검사대상으로 일부 제품만 택한 이유 등에 중점을 둬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약무행정에 「문외한」인 안장관이 「상식선」에서 꼬치꼬치 따지는 바람에 체크리스트가 특별대책위가 당초 생각한 것보다 많은 13개로 증가.
○…보사부의 철야 내부감사에서는 약정국·국립보건원 관계자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등 진술이 엇갈려 4일 대질조사를 벌였다.
특히 동방제약에 검사결과 자료가 사전유출된 경위에 대해 양측이 서로 발뺌하는 바람에 감사팀은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진땀을 빼는 모습.
○…보사부가 수사요청과 병행,보건원장·약정국장을 전격 직위해제한 것은 책임추궁과 함께 피감대상자들이 계속 현직에 있을 경우 감사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안 장관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후문. 즉 국장급인 감사관이 같은 국장과 한급 위인 1급직 보건원장을 감사한다면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 한편 보사부안에서는 지난 89년 「우지라면 파동」에 이어 또다시 시련을 당해 자체감사·검찰수사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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