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쇼 휴대폰 '먹통·반나절 배터리' 사용자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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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H-W2500

# 사례 1. 직장인 성 모씨는 휴대폰을 지난 3월말 새로나온 삼성전자의 3세대 영상휴대폰(SPH-W2500)으로 바꾼 뒤 예비 배터리를 늘 들고 다니게 됐다. 업무상 휴대폰 통화가 많은데 예전에 이틀 정도 사용했던 휴대폰과는 달리 새 휴대폰 배터리가 한나절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또 가끔씩 아무 이유없이 휴대폰 벨이 울리는 바람에 하루에 두 세번씩 휴대폰을 껐다 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휴대폰 알람설정을 해놓은 시간도 아니고 전화가 온 것도 아닌데 그냥 벨이 울린다. 휴대폰을 끄지 않는 한 벨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 사례 2. 주부 김 모씨는 3월말 KTF의 영상전화 '쇼'에 가입하면서 삼성전자 휴대폰으로 바꾼 뒤 울화통이 터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옆사람은 멀쩡하게 통화를 하는데 김 모씨의 휴대폰만 먹통이 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려고 '통화'키를 눌러도 전화가 안 걸린다. 그러니 걸려오는 전화는 전화가 왔었는지 조차 확인이 안된다. 김 모씨는 주변사람과 가족들로 부터 "왜 그리 통화가 안되느냐"는 핀잔을 자주 듣고 있다.

삼성전자가 KTF의 3세대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 서비스 '쇼'용으로 내놓은 휴대폰 SPH-W2500(사진)이 잔 말썽을 부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주로 배터리 수명이 너무 짧다는 불만과 일부 지역에서 먹통 휴대폰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들이다. 또 통화하는 상대방은 내 목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상대방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성 모씨 사례처럼 전화가 온 것이 아닌데도 휴대폰 벨이 계속 울리는 일도 있다.

이 휴대폰은 시장에 나온지 얼마 안 돼 먹통 휴대폰이 되는 경우와 통화품질이 불량하다는 문제가 발견돼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초기 출시제품의 결함을 인정한 제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초기에 출시된 SPH-W2500 사용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언론보도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공식 결함을 인정한 초기 제품 이후에 나온 SPH-W2500 휴대폰들도 잔말썽을 부리기는 마찬가지라는게 사용자들의 불만이다. 성 모씨와 김 모씨는 모두 삼성전자로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통보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결국 초기에 나온 공식 결함 제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용의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SPH-W2500에 잔말썽이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말썽들을 서비스센터에서 재연하기가 쉽지 않아 정확한 문제원인을 밝혀내기 어렵다"며 "일단 삼성전자 휴대폰 사이트인 애니콜랜드에 접속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니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시장에 내놓은 제품에 일부 결함이 있기는 한데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휴대폰은 수만개의 소프트웨어로 이뤄진 제품이어서 개발해 놓고 나서도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면서 버그를 찾아내야 하는데 테스트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일부 제품은 사용자들이 결국 버그를 찾아내는 수 밖에 없다"며 문제의 원인을 테스트 불충분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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