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난 고건·정운찬과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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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30일 제3세력 규합을 통한 독자 세력화에 나섰다. 한나라당 탈당 후 42일 만이다. 손 전 지사의 지지 모임인 '선진평화포럼'은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발족했다.

손 전 지사는 격려사에서 "이념.지역.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한다)의 정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손 전 지사는 1일부터 전남대(광주).경북대(대구).부산대(부산)로 영.호남 순회 강연에 들어간다. 북측과 협상이 무난히 진행될 경우 9일 평양에서 북한경제 재건을 주제로 한 남북 경제학자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비(非)한나라당 세력을 묶고, 이념.노선상으론 좌우를 아우르는'제3지대'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당초 손 전 지사 측은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의'빅2'대결에 대응해 자신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경쟁하는 범여권의 '빅2'구도를 구상했다. 이런 행보는 이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손 전 지사도 격려사에서 "모든 사회.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을 모시는 마음으로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것을 호소한다. 이리저리 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날 정운찬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참모들에게선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한 참모는 "우리는 고건 전 국무총리나 정 전 총장과는 다르다"며 "내년 4월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민심을 담을 새로운 정치 결사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 측은 5월 중 전국 시.도에 지지 조직을 구축하고, 6월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선진평화연대를 발족한다는 시간표를 내놓고 있다. 제3지대에서 새로운 독자세력을 구축한 뒤 범여권 내에서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 문화.예술계 인사가 주축=포럼 발기인엔 박형규 목사, 명진 스님 등 종교인과 시인 김지하, 소설가 황석영, 국악인 김영동, 만화가 이현세, 화가 임옥상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가 참여했다. 남상우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박창호 대한토목학회장, 윤종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 유영구 명지대 재단이사장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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