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몸살/신설공단 입주포기 줄이어/자금난 중기 사업규모 축소 급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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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불 7%만 계약… 월배 택지전환 검토
전국의 신설공단들이 불황의 몸살을 앓고있다. 대부분의 공단이 입주포기·분양가 연체 등으로 조성을 취소하거나 규모축소 또는 타용도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빠져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확장계획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 원인은 정부가 지방실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채 도처에 공단조성을 무리하게 추진해 온데다 상당수의 기업주들이 경영상의 필요성보다 자가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려 투자를 한데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0∼91년 2차에 걸쳐 분양된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13일 현재 계약업체의 11%(1백26개업체)가 입주를 포기했고 21%(2백35개업체)는 잔금을 내지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안 시대의 주역」이란 기치아래 전남 영암군에 건설중인 대불공단 역시 입주희망 업체가 처음엔 1백96개나 됐으나 13일 현재는 대부분 포기해 32%인 63개 업체만 입주를 원하고 있는 상태. 그나마 이중에서도 정식으로 계약한 업체는 7%인 14개뿐이다.
대구시 월배공단도 당초 1백10만원이던 분양가격을 85만원으로 대폭 인하해 지난 3월4일까지 재분양을 받았으나 분양면적의 82%인 18만4천7백평 밖에 접수되지 않아 공단조성 자체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월배공단측은 공단개발을 취소하거나 아예 부지를 택지로 전환할 입장에 놓여있다고 울상이다.
광주시 하남공단도 당초 1백63개 업체가 입주계약을 했으나 현재까지 18개 업체만 가동중이며 92곳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으며 다음달 착공해 94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던 평동공단 1차단지 82만평의 개발은 보류됐다.
이처럼 공단분양이 저조하고 포기사태까지 빚어지는데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체의 자금난 등도 문제지만 당초부터 무리하게 추진한데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인천 남동공단 관계자 역시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체들에 대한 자금난 해소대책이 없는한 공단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실토하고 있다.<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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