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실패할 경우 북, 2010년 핵보유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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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은 24일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2010년까지 (공식)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겨냥하는 장거리 핵미사일도 개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 사령관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국가적 자부심과 영향력 증대, 외부 공격에 대한 억지력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만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회담이 실패하면 북한은 동아태 지역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군 장비와 통합할 수 있는 전역미사일방어(TMD) 시스템을 구입해 실전 배치해야 한다"며 한국에 최신형 패트리엇 미사일 PAC-3 구매를 요구했다. 다음은 청문회 일문일답.

-월터 리드 의원 : 6자회담이 실패하면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할 걸로 보나.

"회담이 잘되지 않고 북한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그들은 또다시 도발적인 행위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을 단호히 억제해야 하며, 6자회담의 5개 당사국은 단결해야 한다."

-리드 : 회담의 성공 확률을 어느 정도로 보나.

"적어도 50 대 50, 아마도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5개국이 단호한 태도로 협력하면 북한이 따를 확률이 어느 정도는 된다고 본다."

-존 선 의원 : 북한 미사일을 평가해 달라.

"북한엔 800종류의 미사일이 있다. 한국과 일본을 칠 수 있고 괌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여럿 있다. 만일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한다면 그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패트리엇 미사일뿐이다."

-칼 레빈 군사위원장 : 2002년 11월 적발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관련해 정보 당국의 평가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

"HEU 프로그램이 아직 존재한다고 보지만 북한이 그걸 발전시켰다는 증거가 있지는 않다."

-레빈 위원장 : 2002년엔 HEU에 대해 '높은 확신(a high degree of confidence)'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때와 같나.

"현재는 중간 정도의 확신(a moder

ate confidence level)을 갖고 있다."

-존 워너 의원 : 북한이 2.13 합의 초기이행 시한을 지키지 않았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복잡하다. 외교관들은 북한이 국제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BDA의 돈을 찾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북한에 시간을 좀 더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베이 의원 : 우리는 북한에 압력을 넣고 있는데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책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키팅)그렇게 볼 증거가 없다. 한.미가 갈라져 있다는 징후는 없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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