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미망인 된 김성신씨, 김만수씨 부인에 위로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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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하루아침에 해외 근무 중이던 남편을 잃고, 두 딸과 함께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이 4년 전 제 모습과 똑같아 보였습니다."

지난달 30일 이라크에서 괴한들의 총격에 희생된 고(故) 김만수(46)씨 유가족에게 비슷한 처지의 한 부인이 위로와 조언을 담은 편지를 보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대전시 서구 갈마동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신(47)씨. 金씨는 1999년 5월 싱가포르 지하철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혼자 당시 스무살, 열일곱살이던 두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A4용지 세장의 앞뒤 면을 가득 채운 편지에서 "미망인은 지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만을 생각하라.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남편에 대한 마지막 사랑"이라고 당부했다. 또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가계부 등 모든 자료를 문서로 만들어야 한다. 내 경우 공증 서류만 2백장이 넘었다"는 등의 조언을 적었다.

지난 1일 편지를 받고 여러 번 읽었다는 김만수씨의 아내 김태연(43)씨는 "사고 소식 후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편지를 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것 같다"며 "큰 힘을 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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