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미지 가꾸기 바쁘다|일 히로시마 94아주 게임 준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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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히로시마 (광도)시 전역이 제12회 아시안게임 (94년10월2∼16일) 준비로 부산하다.
대회까지는 아직도 2년 이상 남았지만 시내 곳곳에 나붙은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대형 입간판, 대회 마스코트인 암수 비둘기 쿠쿠·포포가 벌써부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58년 제3회 대회 (동경) 이후 36년만에 다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일본은 완벽한 준비를 위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조직 위원회 (HAGOC)를 중심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HAGOC는 총 2백70억엔 (약 1천6백억원)을 투입,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한 주요 경기장을 신축하는 한편 지하철·도로 등 도시 기반 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일부 경기장은 이미 준공된 상태다.
한편 45년 최초의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는 이번 대회를 통해 평화에 대한 아시아인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한편 국제 평화 도시로서의 히로시마시 이미지를 고양시킨다는 경기외적인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경기장 시설
대회 조직위는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 아시안게임의 중심이 될 각종 경기장을 시의 북서쪽외곽에 위치한 「히로시마 광역 공원」이라는 대규모 종합 스포츠 센터에 건설중이다.
4개의 주요 경기장·선수촌이 들어설 이 광역 공원은 넓이가 60㏊로 94년6월까지 모든 시설이 완성된다.
개·폐회식, 육상·축구 결승이 벌어질 메인 스타디움은 5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 규모로 90년말 공사를 시작, 현재 약5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공중에서 내려다볼 때 지름 2백37m의 완전한 원형인 메인 스타디움은 관중석 상단의 높이가 44·6m나 돼 15층 높이와 맞먹는 초현대식 고층 건물로 특히 본부석 위를 가로 잇는 미래지향의 다리를 형상화한 아치형 지붕은 평화를 갈구하는 히로시마 시민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밖에도 축구장 (1만명 수용), 필드하키장 (3천명 수용), 14면의 테니스장 (3천명 수용)도 아시안 게임을 위해 한창 광역 공원 안에 공사가 진행중이다. 한편 1천4백50명 규모의 복싱경기장 (88년5월 완공), 핸드볼 경기장 (1천명·85년5월 완공), 탁구 경기장 (1천8백명·92년3월 완공), 수영장 (3천명·91년8월 완공) 등은 광역 공원과는 별도로 시내 곳곳에 이미 완공돼 각종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말 제4회 아시아 수영 선수권 대회가 열린 수영장은 대형 컬러 전광판이 경기 장면을 생생히 중계,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겨울에는 아이스하키·피겨스케이팅을 할 수 있도록 다용도로 만들어졌다. 그밖의 경기는 기존시설을 이용하도록 계획되어 있는데 레슬링·골프 (이상 히가시 히로시마), 조정 (후쿠야마), 펜싱 (미하라) 등 4개 종목은 인근 도시에서 경기가 벌어지며 축구·농구 등 6개 종목은 2개 도시 이상에서 분산 개최된다.
◇선수촌 및 기타 시설
조직위는 또 뛰어난 주변의 자연 경관을 적극 활용, 광역 공원 입구에 대형 광장을 만들어 선수·임원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인공폭포와 벚꽃·소나무 등 각종 나무를 심어 「물과 나무의 도시」 히로시마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36개국 7천3백여명의 선수·임원들을 수용할 선수촌이 광역 공원 내 테니스장 옆에 지난해 11월 기공돼 31층의 고층 아파트 2동을 비롯, 모두 천동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있는데 94년 6월 1천개의 객실이 생겨나게 된다.
이 선수촌은 현재 민간 건설 회사가 시공 중인데 완공 직전 대회 조직위가 리스로 임대해 선수촌에 알맞게 시설을 개조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관심
아시안게임 D-1,000일인 지난 1월6일 인기가수 겸 작곡가인 가쓰미 (26)가 만든 대회 주제가 (노력하라, 당신을 위해)가 처음 일반인에게 선보인 뒤 각종 스포츠·문화 행사에 앞서 불려지고 있다.
트랙을 달리는 선수를 묘사한 이 노래는 메달 획득을 향한 선수들의 집념을 빠른 템포에 담아 젊은이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대회 분위기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한편 아시안게임을 민간 차원에서 지원할 대회추진협의회가 86년 설립돼 현재 1백50개 단체·1백85명의 지역 유지가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대회 광고와 각종 사업을 위해 관공서·기업체 로비에서 「포포·쿠쿠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원만한 대회 진행을 위해 필수적인 통역자원봉사자 모집이 지난 4월초 시작돼 한달 만에 9백여명이 지원서를 제출, 아시안게임에 대한 시민들의 열의를 반영하고 있는데 조직위는 필요한 인원 2천5백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히로시마=김상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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