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절반 "선생님 性차별적 말에 상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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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남녀 중.고생 중 절반 정도가 남녀 차별적인 말이나 외모와 관련된 말을 듣고 상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중.고생 열명 중 두명 정도는 교사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불쾌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성민우회 가족과 성(性)상담소가 9월 10~30일 전국의 중.고생 2천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고등학교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교사로부터 남녀 차별적인 말을 들었으며 24%가 외모에 대한 말을, 16%가 불쾌한 성적인 농담이나 음담패설을 듣고 상처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18%가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불쾌한 적이 있었으며 열명 중 한명 꼴(11%)로 교사가 의도적인 신체접촉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8%는 교사가 지휘봉이나 출석부 등으로 신체의 일부를 건드려 성적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학교 내 성적 인권유린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친구나 선후배에 의한 피해에 대해 조사한 결과▶외모 언급(44%)▶남녀 차별적인 말(37%)▶불쾌한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31%) 등으로 청소년들이 상처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교사에게서 이 같은 피해를 보았을 경우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모에 대한 말을 듣고도 59%는 아무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싫다거나 하지 말라고 얘기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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