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선수 '영어 과외' 받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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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태환(18.경기고 3년.사진)이 영어 특별 과외를 받는다. 동아수영대회에 출전 중인 박태환과 함께 울산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 박인호(56) 씨는 22일 "대회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면 태환이에게 영어 특별과외를 시킬 계획"이라며 "일단 회화 위주로 과외 선생님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박 선수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박 씨는 "태환이가 호주(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영어 때문에 자존심이 꽤 상한 것 같다. 귀국하자마자 영어를 배우게 해 달라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그동안 박 선수는 영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해외에서 훈련할 때나 기자회견 때 외국인 코치나 취재진과 대화할 일들이 많았지만 언제나 통역이 함께 있었다.

하지만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 선수는 영어 때문에 적잖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그가 자유형 400m에서 대회 경영 첫 금메달을 따내자 외국 취재진의 표적이 됐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박 선수는 통역 없이 몰려드는 외국 취재진을 상대해야 했고,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함께 있던 한국 취재진이 통역을 해 주기도 했다.

반면 자유형 400m 은메달리스트인 우사마 멀룰리(모로코)는 여러 모로 박 선수와 비교됐다. 자유형 800m에서 조국에 세계수영선수권 첫 우승을 안긴 멀룰리는 유창한 영어와 프랑스어 실력으로 대회 내내 외국 취재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박 선수가 영어 때문에 세계에 자신과 한국을 알리는 데 손해를 본 셈이었다. 그는 귀국 후 경기고에서 마련해준 환영행사장에서도 "국제대회에 당당하게 참가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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