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박 선수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박 씨는 "태환이가 호주(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영어 때문에 자존심이 꽤 상한 것 같다. 귀국하자마자 영어를 배우게 해 달라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그동안 박 선수는 영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해외에서 훈련할 때나 기자회견 때 외국인 코치나 취재진과 대화할 일들이 많았지만 언제나 통역이 함께 있었다.
하지만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 선수는 영어 때문에 적잖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그가 자유형 400m에서 대회 경영 첫 금메달을 따내자 외국 취재진의 표적이 됐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박 선수는 통역 없이 몰려드는 외국 취재진을 상대해야 했고,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함께 있던 한국 취재진이 통역을 해 주기도 했다.
반면 자유형 400m 은메달리스트인 우사마 멀룰리(모로코)는 여러 모로 박 선수와 비교됐다. 자유형 800m에서 조국에 세계수영선수권 첫 우승을 안긴 멀룰리는 유창한 영어와 프랑스어 실력으로 대회 내내 외국 취재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박 선수가 영어 때문에 세계에 자신과 한국을 알리는 데 손해를 본 셈이었다. 그는 귀국 후 경기고에서 마련해준 환영행사장에서도 "국제대회에 당당하게 참가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