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득표력 따져보자” 새주장/여 중도파가 개진하는 후보결정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권주자들 “그래도 내가 승산”/전국적으로 튼튼한 득표기반 김영삼/현안 「경제난 극복」에 적임자 박태준/세대교체론 강해 과반선 자신 이종찬/지역감정 해소할 중부권 주자 이한동
민자당의 차기대통령 후보경선 양상이 계파싸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 누가 더 대통령선거 본선에서의 득표력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는 실질적 검증론이 대두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로 노태우 대통령의 직계로 분류되는 중도관망파 사이에서 개진되고 있는 득표력 비교주장은 민자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절실한 과제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직간접으로 경선에 나설 뜻을 밝힌 주자들은 나름대로 저마다 「승산」을 주장하고 있어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정치상황이란게 원래 가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른 돌출변수도 많기 때문에 속단하기가 극히 어렵다 하겠다.
그러나 한 중도파 지구당위원장은 『파벌싸움을 할때가 아니라 각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객관적인 득표력 비교에 의한 현명한 판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대표 진영에선 전국적으로 확실한 개인 고정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김대표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반김과 박태준 최고위원,이종찬·이한동 의원과 독자출마를 고려중인 김복동 당선자 등은 시대의 흐름은 이미 「양김기」를 떠났다고 입을 모으며 나름대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김영삼대표 진영◁
김대표측은 지역적으로 부산·경남지역의 자신에 대한 지지농도가 13대대선때보다 짙어졌으며 서울과 주변 위성도시,강원·충북 등 중부권에 YS성향표가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여기에 여타지역의 여당고정표를 합칠 경우 안정권을 훨씬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서적으론 문민민주화의 실현을 요구하며 안정속에 개혁을 바라는 40대 전후 지식층 중산층의 고른 지지가 강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3·24총선 패인중엔 김대표로의 후보가시화가 안된 탓에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의 YS지지표가 등을 돌린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김대표쪽은 후보로 나설 경우 그 표가 다시 돌아올게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박최고위원이나 이종찬 의원이 나설 경우 우선 부산·경남지역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며 서울지역 온건한 비판세력마저 모두 야당으로 돌아서 정권재창출은 멀어진다고 목청을 돋운다.
▷반김진영◁
▲박태준 최고위원측=양김구도에 반발하는 세력이 지역적으론 중부권과 경북에 폭넓게 퍼져 있으며 정서적으론 14대총선에서도 나타났듯 새정치·새인물을 갈구하는게 현재의 민의인만큼 김대표가 후보가 될 경우 정주영씨만 득을 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서울등 대도시의 중산층이상의 아파트단지에서 국민당 몰표가 나왔다는 점을 들어 김영삼 대표로는 중산층의 기존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메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경제안정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감안할 때 박최고위원측은 포철을 일으킨 실물경제의 1인자로서 경제난국 극복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비춰볼때 적임자라는 점에서 기존의 경북세력권뿐 아니라 경남지역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중부권의 안정성향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다음 선거전이 결국 「경제대통령」을 둘러싼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YS는 완전 미달이라는 것.
▲이종찬 의원측은 김대중·정주영 대표와 3파전일 경우 서울·경기·충청·경북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경남·호남·강원지역에서도 선전이 가능,과반수선의 득표를 얻을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만약 YS가 민자당 경선에서 탈락,독자적으로 나설 경우 4파전이 되면 전남 20∼40%,전북 50%,경남 30∼40%,부산 10∼30%,강원에선 정대표와 50대 50,서울·충청·경북 과반수이상 등의 득표로 역시 대권은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장담한다.
이의원측은 지역감정 해소와 세대교체가 대세라는 주장. 이의원이 민자후보로 나서면 민주당도 흔들리며 지역감정색채가 엷어져 호남에서의 득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한동 의원측은 이종찬 의원의 경우 당내에서 사실상 필마단기이기 때문에 후보가 될 수도 없고 되는 경우에도 TK등이 이탈,효과적인 대선을 치를 수 없으며 YS가 독자출마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그 경우엔 DJ가 상대적으로 득보게 되어 있으므로 중부권의 주자를 내세워야 한다는 것. 그는 YS·DJ 출마로 영호남이 피나는 혈전을 벌이면 중부권은 저절로 반양김으로 가고 영남의 안정지향표를 몰아올 수 있다는 계산.
▲반김진영에선 이밖에 김복동씨 등이 출마를 준비중인데 민자당 후보조정이 안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으며 처가가 광주인 점을 들어 지역감정을 초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허남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