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동구권 사범…"러시아에 보급할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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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럽의 동구권국가와 독일어권 국가들에 우리의 국기인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현지어로 교본도 펴낸 무술인이 있다.
70년 이후 20년 동안 오스트리아·독일·폴란드 등지에서 태권도사범으로 활약하다 귀국,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차장으로 있는 이경명씨(52). 태권도의 최고단수인 9단에 올라있는 그는 지난 87년 독일어교본을 발간,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독일 지역에 1만 권 이상 보급했고 89년에는 폴란드 어 교본 3만 권을 발행해 동구권에 보급했다.
『친구의 권유로 67-68년 1년 동안 독일 뮌헨에서 태권도를 보급한 적이 있었고 70년 9월에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인스부르크에서 도장을 열었죠. 서울올림픽 때까지 18년 동안 오스트리아와 폴란드지역에 태권도의뿌리를 심어왔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근거지를 빈으로 옮겼지만 폴란드 권에 태권도 보급을 계속하고 있고 최근에는 러시아 권역 보급준비를 하고 있어요.』
일본 가라테, 북한 태권도와의 경쟁이 어려웠다는 이씨는 태권도가 갖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했다. 57년 부산대를 졸업한 뒤 61년 학사편입을 통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그는 외국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발빠른 진출 덕분에 특수지역과 공산권의 태권도 보급에 성공했다.
『동구권 진출에는 정부와 외교공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요즘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어교본 발행작업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무술교본 요청이 5만 부를 넘고있으나 현지에서는 종이가 달려 인쇄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관을 통해 종이공급만 해준다면 러시아·헝가리·불가리아지역의 태권도 보급도 성공하리라 확신합니다.』<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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