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내놓은 비장의 카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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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천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 비장의 카드를 내놓았다. 추첨에서 김정길 위원장이 1순위를 뽑아 뉴델리보다 먼저 PT를 시작한 인천은 45개 회원국의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많은 박수가 쏟아졌고, 뉴델리 유치단의 표정은 얼어붙었다.

45개국의 항공권과 숙박비에 필요한 돈은 약 200억원. '비전 2014' 프로그램으로 투자할 2000만 달러(약 190억원)를 포함하면 390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비록 아시안게임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 '돈'으로 아시안게임을 산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다.

인천의 제안에 깜짝 놀란 뉴델리도 질세라 더 강도 높은 제안을 했다. 일찌감치 제안한 참가국의 항공료와 체재비 외에 참가국당 20만 달러를 지원금으로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것만 모두 900만 달러다. 하지만 뉴델리의 이 제안은 회원국에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 계획대로 수익사업이 진행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계권료.광고수입.입장권 판매 등이 부진할 경우 큰 빚을 질 수도 있다. 1976년 여름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몬트리올시는 약 1억 달러의 적자를 낸 적이 있다. 아시안게임 유치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인천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흑자 재정을 만드는 것이다.

쿠웨이트시티=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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