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 스스로 활로 찾아야”/이진설 신임경제수석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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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충격요법보다 기존정책 보완/정치인들 인기영합 주장말길
『물가안정과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금과옥조로 삼아 당면한 경제현안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이진설 신임 대통령경제수석(53)은 『경제수석이 바뀌었다고 경제정책 방향이 일시에 달라질 수가 없고 또 달라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만큼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찾아나서겠다』고 말했다.
­취임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비서관은 원래 남의 앞에 나서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내각이 좋은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경제난을 풀어나가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는데.
▲국제수지 적자의 경우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려는 과소비와 생산요소비용의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 두가지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당장 해결할 수가 없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눈앞의 결과보다는 문제점을 찾아 원인을 치료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공정거래법과 경쟁력촉진대책 등 기존의 좋은 제도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의 좋은 면은 살려나가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들은 줄여나감으로써 민간경제가 스스로 활력을 되찾게 해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에 역점을 두고 충격요법보다는 서서히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
­총선이후 정치권으로부터 경제에 대한 외압이 크게 늘어날 전망인데.
▲6공초반 여소야대 정국때 추곡수매·임금문제 등 정치권의 여러가지 요구들을 수렴하다가 경제가 이렇게 나빠진 것 아닌가. 경제논리에 맞지않는 일을 하면 우리 경제는 정말 나락에 빠지게 될 것이므로 정치적 영합이나 인기에서 과감히 탈피하는데 정치인을 포함,온국민이 협조해야 한다.
­국민당의 정치참여로 정치쪽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정치와 경제는 근본적으로 분리돼야 하며 기업의 인적자원 등을 빼내 정치쪽에 투입하는 것은 경제나 정치 양쪽을 위해 다 불행한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경제쪽에 관련된 공약을 많이 내걸었는데 정책수립에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수렴돼야 하겠지만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잣대가 되어야할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아 과감한 정책을 펴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경제문제는 일시에 해결할 수가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동안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물가안정과 경쟁력 강화 등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이 큰 정책은 시기적으로도 펼 상황이 아니라고 보며 기존정책을 보완,발전시키는데 주력하겠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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