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씨 살해범 청부범행 자백/“부인이 10억 준다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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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인 오씨는 부인
부동산 거부 이정식씨(63)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21일 이 사건 범인으로 이미 구속된 문광옥씨(53·회사원·경기도 수원시 영화동)로부터 이씨의 부인 오연순씨(36)와 함께 범행을 사전모의하고 이씨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오씨를 제주에서 연행,조사중이다.
문씨는 지난 19일 경찰에서 지난 2월 초순 아내 손모씨(47)로부터 오씨가 남편을 청부살해할 의사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뒤 같은달 중순께 서울 영등포 모다방에서 오씨를 만났을때 오씨가 『할 수 있겠느냐』며 『그 대가로 10억원을 주겠다』고 말하고 착수금조로 1백만원권 가계수표 4장을 건네줘 받았다고 자백했다.
문씨는 건네받은 수표를 은행에서 할인하지못해 며칠후 딸을 통해 오씨에게 되돌려주자 오씨가 자신의 통장으로 5백만원을 입금시켰으며 한일은행 동수원지점에서 인출한뒤 그중 일부로 스텔로 승용차를 구입하고 사건당일인 지난 14일 오후 목동 D일식집에서 오씨와 아내 손씨 등과 만난 자리에서 가스분사기를 이용,범행을 저지를 것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다고 자백했다.
문씨는 또 『오후 11시쯤 오씨와 함께 숨진 이씨집에 도착해 1시간여동안 비상계단에 숨어있다 오씨가 이씨에게 가스분사기를 쏜뒤 마당으로 뛰쳐나오는 이씨를 넘어뜨리고 안방으로 끌고가 목을 졸랐다』고 자백하고 『이씨가 실신하자 겁이 나 오씨를 방에 남겨둔채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씨와 문씨의 부인 손씨는 경찰에서 이같은 사실에 대해 『전혀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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