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화 명문 파라마운트사|프로야구-양키스 매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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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의 유수한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사가 미국 프로야구 최고 전통의 뉴욕 양키스를 사들여 스포츠 재벌 그룹을 꿈꾸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스포츠 사업에 눈을 돌려 재미를 보아온 파라마운트 커뮤니케이션사는 양키스팀을 사들이는 등 스포츠 사업으로 2000년대를 이끌어 가겠다는게 목표다.
파라마운트 그룹은 최근 양키스의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를 포함한 대주주들과 접촉을 갖고 구단 매각에 대해 은밀히 논의를 가졌다.
파라마운트사는 북미 프로아이스하키 리그 (NHL) 소속의 뉴욕 레인저스팀·미 프로농구리그 (NBA)팀인 뉴욕 닉스 팀을 이미 소유하고 있으며 스포츠메카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 체육관을 갖고 있는 신흥 스포츠 재벌 그룹.
13일자 뉴욕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파라마운트사와 양키스 관계자들은 접촉을 갖고 매각 문제의 세부 사항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사는 현재 양키스 지분 55%를 소유한 스타인브레너의 몫을 양도받을 계획이며 약 1억5천만 달러 (약 1천1백25억원) 정도 선에서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사업에 이미 눈을 돌린 파라마운트사는 스포츠 중계 전용인 MSG 케이블 TV를 갖고 있으며 양키스 팀과 지난 90년 오는 2000년까지 10년간 케이블TV 중계료로 5억 달러를 지불한바 있어 이번 구단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루스·루 게릭 등을 배출한 양키스는 최근 수년동안 최악의 성적으로 바닥을 헤매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소문이 나돌자 뉴욕 시민들은 두 손을 치켜들어 환영하고 있다.
양키스는 90년 71승91패에 이어 지난해에는 67승95패의 처참한 기록과 함께 꼴찌로 전락했으며 최근 3억 달러라는 최악의 적자를 내 매각의 불가피한 사정을 뒷받침해 주고있다.
더욱이 양키스는 90년 괴짜 구단주인 스타인브레너가 스타플레이어인 데이브 원필드 선수의 뒷조사를 실시하다 물의를 일으켜 당시 페이 빈센트 프로야구 총재로부터 구단 운영에 관여치 못하는 중징계와 함께 공동운영 지시를 받는 등 팀 운영에 혼란을 가져오면서 성적마저 나빠진 것이다.
그러나 스타인브레너는 아들을 앞세워 구단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등 주주들과 부닥치기 일쑤였다.
또 타격왕 댄 매팅리가 장발로 출전하자 머리카락을 자르라고 지시, 선수·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로 인해 팬들은 할렘강 북쪽의 브롱스에 있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발길을 돌려 맨해턴 동쪽 퀸스에 위치한 내셔널리그 뉴욕 메츠구장을 찾기에 이르러 올드 팬들의 분통을 샀다.
클리블랜드의 조선업 재벌인 스타인브레너는 73년CBS-TV가 소유한 양키스를 9백만 달러에 사들여 여덟번째 구단주로 올라앉았다.
양키스는 1903년 도박장 주인 프랭크 파렐·전직 경찰관 빌 디베리가 볼티모어에 있는 아메리칸리그소속팀을 1천8백 달러에 사들여 뉴욕으로 옮겨온게 효시다.
그후 양키스는 1915년 46만 달러에 한차례 매각된 후 공동 소유주였던 제곱 루퍼트가 1922년 1백50만 달러에 사들여 당시 폴로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운동장에서 벗어나 맨해턴 북쪽 할렘강 건너인 브롱스에 있는 현재의 스타디움에 본거지를 잡았다.
메이저리그 최고봉인 월드시리즈를 22번이나 획득,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양키스의 매각 설에 대해 뉴요커들은 제발 빨리 구단주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그동안의 부진 탓을 구단주에게 돌렸다.
뉴요커들은 옛날 브루클린 다저스가 어려움 속에 LA다저스로 옮긴 이후 전성기를 맞은데 빗대어 양키스도 파라마운트사의 겉옷으로 재 탄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지사=최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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