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렌드 41점 폭발 '살아났다 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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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창원까지(5차전)가 아니라 울산까지(챔피언결정전) 가야죠."

12일 부산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5전3선승제) 3차전이 벌어지기 직전, 신선우 LG 감독은 배포 좋게 한마디했다. '2연패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창원에만 가면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 선수들 스스로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독의 의지가 선수들에게 전달됐는지 창원 LG는 찰스 민렌드(41득점.13리바운드)의 활약으로 부산 KTF를 117-100로 꺾고,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KTF 애런 맥기가 1경기 출장정지 징계로 나오지 못했지만, LG의 퍼비스 파스코도 1쿼터 도중 퇴장당해 균형이 맞춰진 경기였다. 승부는 2쿼터에 갈렸다. 외국인 동료를 잃은 민렌드는 분풀이라도 하듯 KTF의 골밑을 점령해 갔다. 민렌드는 2쿼터에만 13점을 올렸다. 그는 경기 뒤 "LG는 민렌드의 팀도, 현주엽의 팀도 아니다. 서로 짐을 나눠지면서 (파스코의 공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승부처에 빛난 또 다른 선수는 현주엽이었다. 그는 파스코가 난동을 부릴 때 뛰어나와 말린 것을 빼면 1쿼터에는 조용히 벤치를 지켰다. 2쿼터 들어 신 감독이 현주엽을 코트에 풀어놓자, 민렌드와 호흡을 맞춰 경기를 주도했다. 2쿼터에서 2점슛 2개, 3점슛 1개, 자유투 2개 모두 100% 성공이었다. "무릎이 좋지 않아 매주 주사를 맞는다"는 그는 이현민.박지현 등 팀의 젊은 가드를 지원해 주는 패스로 경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KTF는 4쿼터에 김희선의 3점슛 등을 앞세워 막판 역전극을 노렸지만, 따라잡기에는 점수 차가 너무 컸다.

4차전은 14일 오후 3시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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