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평화유지군 캄보디아에 22,000명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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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도행정기구」 설치 승인/안보리의결/무장해제·정부업무감독 수행
【유엔 본부 UPI·로이터=연합】 유엔 안보리는 28일 13여년에 걸친 캄보디아 내전을 종식하고 민주 회복을 위해 유엔 사상 최대 규모인 2만2천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을 캄보디아에 배치하도록 승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이 결의안을 통해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게 될 유엔캄보디아과도행정기구(UNTAC)의 설치를 승인하고 UNTAC소속 1만5천9백명의 병력은 가능한한 신속히 파견하도록 부트로스 부르토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
UNTAC의 평화유지 활동은 ▲군부대외에 3천6백명의 경찰이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치안유지를 맡고 ▲행정담당 문관 2천4백명이 캄보디아의 외무·재무·국방·공안·공보부처업무를 감독하는 한편 93년 5월에 예정된 자유총선거의 준비와 감시 업무를 맡게 돼있다.
안보리 결의안은 UNTAC가 ▲캄보디아 내전 당사자인 4개 단쳬 소속 전투원들의 무장해제 ▲캄보디아 정부 주요부처 업무 및 경찰에 대한 감독 ▲난민송환·총선거 준비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UNTAC의 책임자 지위는 일본의 아카시 야스시(명석강) 유엔 사무차장이 맡게 되고 호주의 존 새너더슨 소장이 캄보디아파견 유엔군을 지휘하게 된다. 평화유지군은 10여개 유엔회원국에서 차출될 병력으로 구성되며 19억달러의 활동비용이 예산으로 배정됐다.
◎예산확보 어려워 파견 늦어져/최근의 정정 불안으로 서둘러(해설)
당초 지난해 10월 파리 캄보디아평화조약이 체결된 직후 「가능한한 신속하게」 배치될 예정이었던 평화유지군파견계획이 이렇게 지연된 것은 엄청난 예산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핵사찰과 더불어 유엔안보리의 2대현안이 됐던 캄보디아평화유지군파견·운영은 총30억달러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안보리 결정으로 이중 19억달러가 확정됐으나 실제 당장 쓸 수 있는 비용은 긴급자금 2천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안보리가 이렇듯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나마 평화유지군 파견안을 서둘러 가결한 배경에는 캄보디아 사태가 극히 불안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분쟁 4개 정파들이 어렵게 캄보디아 국가최고기구(SNC)를 결성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무장해제 문제 ▲임시행정기구 구성문제 ▲국내치안확보 문제중 어느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형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캄보디아 정부군과 크메르 루주군과의 전투도 심심찮게 벌어져 캄보디아가 다시 전운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보리로서는 평화유지군파견 자체만이라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캄보디아 정정불안에 쐐기를 박으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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