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 “먹구름”/세계경제 회복지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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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침체된 미·일경기 활로 못찾아/독일 부진여파 유럽까지 “찬바람” 세계 경제는 아직 본격적인 회복기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독일등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국가의 각종 경제지표들은 경기침체를 나타내고 있으며 뚜렷한 개선조짐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미국경제가 마이너스성장,세계 전체로도 전후최초의 마이너스성장으로 추정되는 작년보다는 낫겠지만 그 회복정도가 기대에 비해 너무 미약하다. 이는 결국 세계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지 못하리라는 예상을 가능케하며 우리나라의 수출여건도 이에 따라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중 미국의 산업생산은 0.9% 감소했으며 도매물가는 0.3%하락,소비자물가는 0.1%상승에 그쳤다. 산업생산의 감소는 물론이고 도매·소비자물가의 하락·안정세는 기본적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수출은 7.2%증가한 반면 수입은 82년이래 처음으로 감소,무역수지적자는 지난 8년간 최저인 6백6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무역적자감소에 대해 미국제경제연구소의 버그스텐소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미기업 및 소비자들이 수입상품을 살 수 없었던데 기인한다」고 보고있다. 또한 작년 12월중의 적자확대가 계속 둔화되고 있는 여타 선진국경제로 인한 해외수요위축에 따른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회복을 예상케 할 수 있는 변화로는 주택경기회복이 지적되고 있다. 1월중 주택건축 증가는 주택금융이자의 하락과 부시대통령의 주택구입에대한 감세제의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으나 주택금융이자율은 최근 재상승추세며 감세문제도 입법화가 가능할지 의문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차대전이후 열한번의 선거가 들어있는 해중 60년과 80년을 제외하고는 경기후퇴를 겪지 않았으며 이같은 경험에서 대체로 선거가 치러지는 11월까지는 미약하나마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지만 그같은 회복세가 계속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작년 4·4분기 이후 경기둔화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올해는 3.5%이하의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최근 3.5%의 성장을 위해 인플레를 초래할 수 있는 통화정책은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92∼93회계연도에 성장률이 2.5∼3%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부도사태로 지난해 금융기관들은 사상최대규모인 8조엔의 악성채무를 안게됐으며 올해 신규투자는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3.5% 성장도 노력목표이지 약속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등은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를 우려해서 적극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지난해 81년이래 처음으로 경상수지적자를 기록한 독일도 경기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서독지역)은 전분기대비 0.5%감소,3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같은 독일경제의 부진은 유럽전체의 경기회복을 더디게해 유럽경기는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회복되지 못하거나 미약한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른 유럽국가들은 독일이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통독후의 인플레로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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