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미 대통령선거/공화 부시 출마선언/민주 엎치락 뒤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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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쟁자 약세로 부시 선두에 공화/뛰어난 인재없어 “난형난제”민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올해 대통령선거출마를 공식발표,본격적인 선거운동을 개시하고 오는 18일 실시되는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 대비,현지로 떠나는 등 공화당의 출전채비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으나 민주당은 오히려 후보들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내 가장 강력한 상대인 보수성향의 칼럼니스트 출신 패트릭 부캐넌 후보를 인기도에서 단연 앞서고 있어 당내 후보지명전에서는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10일 실시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이 주출신 톰 하킨 상원의원이 선두를 확보했으나 그 역시 부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자체평가에 따라 여전히 자중지난에 빠져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는 반대되는 경제정책으로 선두를 달리던 빌클린턴 아칸소 주지사가 혼외정사 스캔들로 인기급락을 보이면서 반대로 폴 송거스 전상원의원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부시를 물리칠 수 있는 유력 인사로 지목되고 있는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를 밀자는 운동도 내부에서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주지사는 그동안 5명의 후보가운데 30여%의 인기를 확보,뉴햄프셔주에서 승리가 예상되었고 이에 따라 선거자금 모금이나 샘 넌 상원의원등 당내 유력인사들의 지지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왔다.
따라서 뉴햄프셔주에서 클린턴의 승리는 거의 확실한 것처럼 보였고 결국 지명을 받아 부시 대통령과 한판 대결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과 그의 희망은 방송기자출신 카바레 가수와의 12년간에 걸친 혼외정사와 베트남전 참전기피 사실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그는 이같은 폭로내용들을 부인하며 자신이 공화당의 추잡한 「공격기계」의 희생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의 인기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최근 CNN등의 여론조사에서 뉴햄프셔주 유권자들 사이에 그의 인기가 2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주지사의 인기하락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후보는 매사추세츠주 출신 전상원의원 폴 송거스다.
상원의원으로 있던 84년 암때문에 정계를 은퇴했다가 이번 선거에대비,제일먼저 대통령후보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복귀한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33%의 지지로 클린턴주지사를 훨씬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거스는 다른 후보의 한사람인 톰 하킨 상원의원의 출신지인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에서도 대의원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하킨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송거스의 선두부상은 민주당에 당혹감을 안겨 주고 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핵심적 이슈가 될 경제정책에서 송거스는 자본소득세인하,중산층에 대한 감세반대,투자를 통한 경기부양등 공화당과 비슷한 공약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송거스의 약점은 뉴햄프셔주 예선이 끝나도 민주당내 예선전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찍 후보자를 결정,단결된 모습으로 본선거에 돌입하고 오는 8월 후보지명전당대회를 백악관탈환 전야제 축제로 치르려던 민주당의 계획과도 어긋나는 것이다.
이같은 혼란가운데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에게 필적할만한 당선가능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며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쿠오모주지사를 추대하자는 당내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들은 송거스후보가 뉴햄프셔주 예선이후엔 미래가 없고 클린턴후보는 「짐이 너무많아」본선승리가 어렵다며 쿠오모만이 유일한 인기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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