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joins.com] 떴다 ! 산 교육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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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생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주는 유씨의 교육 방식이 조인스닷컴 사이트에서 화제다. 유씨가 운영하는 조인스 블로그(blog.joins.com/yoo9792)에는 해맑게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이 블로그는 유씨가 제자.학부모.동료 교사들과 정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2일 서울 이태원2동 이태원초등학교 6학년 3반 교실에서 만난 유씨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뻔한데…"라며 "남들에게 소개되는 게 좀 부끄럽다"고 했다. 그가 담임을 맡고 있는 교실엔 유난히 미술도구가 많았다. 대학 때 미술을 전공한 그가 미술 수업을 위해 사비를 들여 마련한 것이다. 학생들 책상 위엔 우유팩을 이용해 직접 만든 휴지통과 필기구함이 놓여 있다. 지난해 12월 학예회 때는 담임을 맡았던 4학년 3반 학생들이 버려진 도마.분유통.세제용기 등을 활용해 '난타' 공연을 재현했다. 유씨는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체험학습'도 눈길을 끈다. 그는 학교 뒤 공터에서 학생들이 직접 상추.가지.고추 등을 심어 자연을 체험하게 한다. 농작물마다 학생의 이름을 붙여주면 학생들이 그 작물에 애착을 보인다는 것.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콩나물을 길러 무쳐 먹기도 한다. 며칠 전 미술 수업에서 학생들은 냉이를 그렸다. 냉이를 직접 씻어 도화지에 문질러 보기도 했다. 이동현(13)군은 도화지 위에 '냉이씨! 어제 냉이 된장국 먹었어요. 그리고 오늘은 냉이씨를 그려봤어요. 내년 봄에 다시 만나요'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유씨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해야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점을 아이들이 터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의 수업 방식과 노하우는 블로그 안의 '그림 따라 해 보기'란 코너에 각종 사진과 함께 자세히 올라 있다. 이 사이트는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유씨는 또 일기장을 학생들에게 사준다. '우정' '봄' '부모님' 등 다양한 주제를 정해 일기를 쓰도록 하고, 댓글도 달아준다. 학부모는 유씨가 달아준 댓글에서 자녀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지 등을 가늠한다. 그는 또 조인스닷컴의 기자.최고경영자(CEO).건강 블로그에 올라오는 좋은 글들을 학생들에게 설명해 준다. 교과서 내용만으로 아이들에게 풍부한 감성을 길러주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유씨는 블로그에서 '아들의 24개월'이란 코너에 올 초 군대에 간 아들을 주제로 한 글을 쓴다.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과 느낌은 '마음의 목요 편지'란 코너에 수필로 엮는다. 유씨는 "댓글이나 조회 수 등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진솔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새 소식을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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