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진출/외국수뇌까지 뛴다/불상공 고속전철 수주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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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자동차 수입허용/미테랑 친서·부시는 미사활동 보장요구
외국의 고위정부관리들이 자국기업의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치열한 막후로비활동을 펴고 있다.
1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한봉수 상공부장관의 초청으로 내한한 프랑스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산업 및 대외무역장관은 최각규 부총리와 이용만 재무부·임인택 교통부·진념 동자부장관 등을 차례로 만난데 이어 10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김종휘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게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내용은 앞으로 있을 경부고속전철사업에서 프랑스업체(TGV)를 선정해 달라는 요청이 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칸 장관은 이에 앞서 한장관과의 양국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오랜 통상현안이던 한국산 자동차의 프랑스수입을 허용키로 했으며 이는 일본의 신간선,독일의 지멘스 등과 국제경합이 붙어 있는 경부고속전철사업에서 한국정부의 「배려」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프랑스는 자동차의 수입을 자유화해 놓고도 지난 88년 기아자동차가 베스타를 수출하기 위해 안전검사까지 마쳤으나 법적 근거도 없이 운수성이 국내 판매허가서를 내주지 않아 수출을 하지 못했었다.
프랑스 이외에도 민간업계를 위한 각국 정부관리들의 로비활동이 최근 국내시장의 개방과 함께 두드러지고 있는데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연초 방한때 이른바 「피라미드식」점조직판매로 물의를 빚고 있는 미국 암웨이사의 한국내 판매활동을 보장해주도록 우리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은 또 칼라 힐스 USTR(무역대표부)대표,모스배커 전상무장관 등이 상공부에 편지를 보내와 점조직판매확산을 막기 위한 한국정부·국회의 방문판매법제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제계에서는 외국정부의 민간업계를 위한 로비활동에 대해 경제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경쟁사회에서 필연적인 추세로 보고 있으며 우리정부도 민간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통상외교에 좀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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