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풍수원리 현대적 해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61곳의 명당을 소개하면서 우리 전통풍수의 원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
일제가 우리 풍수사상을 미신으로 몰아 배척한지 1백년만에 한민족 정서 속에 살아 숨쉬는 자연과 국토에 대한 사랑의 비밀을 밝혀 냄으로써 풍수의 위상을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전국 61개 지역을 현장답사, 청백리 맹사성의 탄생지가 지닌 지기의 강렬함, 윤봉길 의사의 생가, 독립기념관, 정신문화연구원, 청도 운문사의 비구니 전용사찰 등을 통해 땅과 건물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을 밀도 있게 추적했다.
또 전통마을의 형성조건에서 시작해 정감록이 꼽은 십 승지의 첫째인 풍기 금계 동, 서울, 대전, 구미 공단, 울산공단, 강화도, 제주도 등의 환경공학적 입지타당성도 점검하고 있다.
풍수의 전형으로 꼽혀 온 조선조 왕릉과 유명 가문의 묘지를 통해 한국인의「은근과 끈기」「산 자와 죽은 자」의 교감을 더듬으며 당이 지닌 역사철학적 의미도 재해석했다.
흔히 풍수의「명당 론」을 길흉화복이 전부인 양 해석하는데 대해 저자는 강하게 반발하며 명당의식이야말로 사회윤리의 전범이자 공해로부터 인간을 구제하기 위한 옛사람의 교훈이라고 강조한다.
이 점은 서울대 지리학과 최창조 교수의 『풍수가 우리국토와 환경문제에 대해 귀중한 발언을 할 날이 곧 오리라고 확신한다』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
취재지역의 상세한 지도와 해당 지형에 대한 사진 등을 수록, 문화기행의 충실한 안내서 역할도 겸하고 있다. 주요 풍수용어 풀이를 부록으로 실었다.
동학사 간, 국판양장, 4백37쪽, 1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