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5공 불화설 재연/정호용씨 귀국설속 권정달씨 돌연출국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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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5공화해 포기했다”등 추측 난무
14대 총선과 관련 5공인사들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무소속 출마준비를 하던 권정달 전민정당 사무총장이 28일 오후 돌연 출국했고 체미중이던 정호용 전의원은 거꾸로 금명간 귀국예정으로 알려져 이를 둘러싼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민자당 김영삼 대표가 앞장서 추진하던 5공인사 영입작업이 박희도 전육참총장·고명승 전보안사령관에서 중단되고 권익현 전민정당대표와는 의사타진 단계에서 더이상 진척이 없어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 등이 모두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주목되고 있다.
○…권 전사무총장은 가족들조차 『공항에서 전화를 걸어 알았다』고 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출국 그 배경을 궁금케하고 있는데 부인 용인순 여사와 측근들은 『평소 무소속출마에 대한 외부압력을 털어놓곤 했다』고 말하고 있어 의혹을 더욱 짙게하고 있다.
권씨는 최근 여성지의 여자관계스캔들 보도 및 선거자금 등으로도 고민해와 민자당 쪽에선 『선거를 위한 얄팍한 술수』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최근 운신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 적이 있어 모종의 견제가 있지않았겠느냐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 측근은 『최근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팔았으나 대금지불을 선거후로 미루도록 압력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 『타의에 의한 출국』설까지 나돌고 있어 더욱 뒤숭숭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여러가지 설이 파다했던 5,6공 화해작업이 중단되고 더 나아가 정부측이 5공인사들의 원내진출도 강력 제동키로 하는 등 대5공전략은 「결별」쪽으로 1백80도 수정했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
여권의 고위소식통은 『6·29 진상파동 등으로 노태우 대통령의 심기가 극히 불편해 있는 상태』라고 말해 노대통령쪽에서 5,6공 화해를 사실상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YS측에서는 권익현씨·정호용씨와의 관계개선을 시도했으나 권전대표 역시 13대 공천탈락과정에서 겪은 감정의 앙금이 워낙 두터웠고 청와대쪽 역시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
정씨는 권정달씨가 타고 나갔던 UA808편(서울로 올때는 807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해 그쪽에도 사정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들.
정씨는 88세인 장모가 위독해 만약의 경우 귀국하려고 매일 비행기편을 예약하고 있다는게 먼저 귀국한 부인의 설명인데 그가 불쑥 귀국할 가능성도 있어 그 경우엔 상당한 풍파가 예상된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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