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골치 아픈 집단 … 예측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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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북한은 좀 예측하기 어렵고 골치 아픈 집단"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외교는 '대실패'와 '구미에 맞지 않는 결과'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지 딱 맞는 뭐를 가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 조찬 특강에서 "북한이 갖고 있는 카드는 핵뿐이고 다른 나라들은 더 많기 때문에 (북한에) 엄격한 동시성을 요구하기보다는 시차를 두더라도 우리로서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합의를 안 지키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소 노련한 외교적 수사를 구사해 왔던 송 장관답지 않은 발언이다. 특히 6자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협상 상대인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발언 직후 베이징(北京)에선 한때 "6자회담이 어려운 국면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6자회담의 목표와 관련, 송 장관은 "핵 문제를 넘어서서 좀 더 넓은 지평선을 바라보며 접근하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 문제 등과 병행되지는 않지만 서로 연관돼 물리면서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 폐기를 포함해 6자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현재는 그럴 상황이 아니며 정상회담 자체를 목표로 할 실익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외교부는 송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파문이 일자 "장관이 북한을 '골치 아픈 집단'이라고 얘기한 것은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일반론적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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