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 점집 성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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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입시철이면 점집 성시」제하의 중앙일보 11월29일자(일부 지방 30일)사회면 기사는 다급한 때에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인간 본연의 나약한 심성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점을 치는 수험생중에는 합격이 가능한 대학과 학과까지 쪽집게처럼 찍어줄 것을 애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점쟁이 역시 자신의 운세조차 알 수가 없거니와, 또 해결할 수도 없는 참으로 무력한 보통사람일 뿐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3만∼4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호가한다는 이른바 「과거급제부적」이 한쪽에선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황당무게한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은 단지 종이조각에 불과한 이 부적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초지일관의 정신자세와 노력에 달려있는 것이다.
본래 역술이란 「꽃은 피면진다」하는 식의 단순논리를 개진할 수 있을 뿐 결코 그 이상은 아니란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대망의 21세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아직도 전근대적인 역술에 빠져있는 일부 학생들과 지식층이 존재하고 있음을 개탄하면서 그들이 「건전한 사고」로 속히 되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해 마지않는다. 박인서<경기도성남시 수정구태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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