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건강] 퇴행성 관절염 시기별 치료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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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이 제일 안 좋아. 앉았다 일어날 수 없으니 고통스러워." "기다시피 걸어다녀, 뼈주사도 맞고 파스를 붙여보지만 신통치 않아."

어르신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 중 가장 심각한 것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관절이 노화되면 연골이 마모되고, 그 결과 아래 위 뼈끼리 부딪히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65세 노인의 절반, 75세가 되면 80%가 이 병으로 고생을 한다. 특히 젊은 시절, 무릎에 하중이 많은 일을 한 분들에게 병이 깊다. 무거운 짐을 운반하거나, 쪼그려 앉아 일을 한 시골 어르신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관절염은 증상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나누고 치료법을 달리한다.

◆ 관절염 초기

걸을 때 무릎 안쪽이 시큰거리는 증상은 연골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것이므로 관절연골 주사요법을 쓴다. 연골 기능이 향상되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연골주사요법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관절에 인체의 연골.활액 구성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는 것이다. 히알루론산은 연골을 보호하면서 통증유발물질인 PGE2를 억제, 염증을 가라앉히며 진통효과가 있다. 또 관절 운동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작용을 한다.

최근에는 연골 주사의 분자량(농도)를 5배 정도 높이고, 점성을 25배 높인 주사액이 나와 치료 횟수를 줄이고 있다. 종래 5회에서 2~3회면 된다.

먹는 약으로는 글루코사민이 추천된다. 약효를 높이기 위해선 연골 구성성분인 황산 콘드로이틴과 함께 처방받는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이 가격도 싸고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글루코사민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두 가지 약을 복용하더라도 월 5000원 정도면 된다.

◆ 관절염 중기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거나 무릎을 만지면 통증이 오는 경우엔 초기 관절염에 사용하는 히알루론산 주사치료 요법을 활용한다. 그러나 관절 안에 물이 차는 경우, 반월상 연골이 퇴행성 변화로 찢어졌거나 연골이 떨어져 나간 경우엔 내시경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내시경 수술은 방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반월성 연골(관절의 굴신운동과 충격흡수를 한다)이 찢어져 통증을 일으킬 때는 내시경을 통해 부분 절제나 봉합을 한다. 증세를 경감시키고, 관절 연골의 퇴행을 막는다. 수술 2개월 후면 빠르게 걷는 데 문제가 없다.

내시경으로 미세천공술을 하기도 한다. 관절면의 연골 결손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 섬유 연골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뼈에 구멍을 내면 피와 지방덩어리가 나와 흉터를 덮는다는 원리다.

자가 뼈연골 이식술도 있다. 뼈연골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무릎에서 사용하지 않는 연골을 떼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한다. 자신의 뼈를 이식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하다.

◆ 관절염 말기

심한 통증으로 걷는 것조차 힘들고, 다리가 휠 정도의 변형이 오면 마지막 대안으로 인공관절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재질과 내구력이 좋은 인공관절이 개발돼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고굴곡 인공관절은 60대 이상 환자의 좌식 생활습관을 고려해 만들었다. 종래 120도 굴곡도를 150도까지 높여 양반다리로 앉는 좌식생활도 가능하다.

동양 여성에 맞는 인공관절도 나왔다. 무릎의 크기가 작아 종래 인공관절로는 맞지가 않는 할머니들에게 적당하다. 인공관절 좌우 폭이 짧고, 전반적으로 사이즈를 작게 만들었다.

고령화 사회에 맞춰 재질을 세라믹형으로 바꾼 인공관절도 나오고 있다. 종래 코발트 크롬을 소재로 한 인공관절보다 내구력이 높다. 표면이 매끄러워 마모가 적다. 인공관절 수명이 보통 15년인데 25~30년까지 쓸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료.글=힘찬병원 이수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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