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길 위원장 "과거사 청산 작업 DJ 땐 한 게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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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강만길 위원장이 7일 노무현 정부에 와서야 국가 차원의 과거 청산 노력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 주최로 청와대에서 열린 과거사 정리 관계 위원장 초청 오찬에서다.

강 위원장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과거 청산과 관련해 "한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건배사에서 과거사 청산을 얼만큼 했느냐를 기준으로 역대 정부를 평가하고 기술(記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승만 정부에서도 적을 수 없었고, 군사정부와 문민정부에서도 쓸 수 없었다"며 "왜냐하면 신군부세력과 합당해 세운 정권이기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앞으로 국민의 정부를 쓸 때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국민의 정부도 한 일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그 이유는 구(舊)군부세력과 연합해 세웠기 때문"이라며 "구군부세력의 핵심 인물이 상당 기간 행정부 책임을 맡고 있었다"고 했다. 강 위원장이 언급한 구군부세력의 핵심 인물은 김종필 전 총리를 지칭한 것이다.

강 위원장은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 대해선 "이제 참여정부에 와 가지고 비로소 과거 청산을 얼마나 철저히 할 수 있었느냐는 업적이 하나 더 붙었다"고 평가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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