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지승현, 출산 후 복귀하니 메인 앵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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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주하 기자가 주말 9시 뉴스데스크를 단독으로 맡는다. 이에 앞서 6일 KBS는 주말 9시 뉴스 앵커로 지승현 아나운서를 발탁했다. 심야시간대 SBS '나이트라인'의 경우 고희경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 중이다. 공중파 방송국의 뉴스룸을 여성 파워가 휩쓸고 있는 셈이다.

김주하 앵커 · 지승현 앵커

◇뉴스앵커 '여풍' 강세=지상파 메인뉴스 여성단독 앵커에 오른 김주하 기자는 2000년부터 5년간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얼굴. 1997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3년전 사내 기자시험에 합격, 기자로 직종 전환을 했다. 지난해 3월 출산휴가에 들어갔다가 아들을 순산하고 6일 1년여 만에 돌아와 보도국 국제부로 복귀한 상태다.

주말뉴스에서 김주하 앵커와 맞대결을 펼치게 될 지승현 아나운서는 2000년 KBS 공채 26기로 입사했다. 2TV '저녁 뉴스 타임' 앵커를 3년간 진행했고 2TV '생방송 세상의 아침'과 1라디오 '김방희 지승현의 시사 플러스' 등 주요 프로그램들을 맡았다.

이로써 방송 3사 여성앵커가 '아줌마'로 채워지는 이색 풍경도 펼쳐진다. 두 아이를 출산한 후 9시뉴스 앵커로 복귀한 지승현 아나운서와 역시 출산 후 단독 앵커가 된 김주하 기자,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인 김소원 SBS 8시 뉴스 앵커가 그들이다. 그동안 방송 3사의 메인뉴스 앵커는 젊은 미혼 여성의 전유물이었지만 바야흐로 '아줌마 앵커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나운서 '뉴스본령' 충실하라=12명의 기자와 아나운서 후보를 놓고 두차례 심사에 걸쳐 앵커를 선발한 KBS와 파격 단독 앵커 발탁을 결정한 MBC의 주말뉴스 변화를 두고 네티즌은 "역시 아나운서의 본령은 뉴스진행"이라며 "나머지 아나운서들도 기본에 충실하라"는 반응이다.

이는 최근 강수정.김성주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일어난 아나운서 연예인화 논란이 배경이 됐다. KBS 출신 강수정씨가 프리랜서로 계약한 DY엔터테인먼트는 개그맨이자 방송 진행자인 신동엽씨가 설립한 연예기획사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에 합병됐다. 그런데 MBC 출신 김성주씨마저 팬텀사와 계약을 하면서 이 회사는 유재석.김용만 등 요즘 잘 나가는 MC를 모두 다 보유한 'MC독점 기업'이 됐다. 전직 아나운서가 'MC 몸값 끌어올리기'에 동참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세간의 시선이 싸늘하다.

이에 대해 KBS 전현무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는 결코 화려하지 않고, 여느 직업과 다를 바 없다"며 "뉴스와 한국어 연구를 중심으로 방송에 관한 일을 하는 직장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나운서의 본령인 '뉴스 진행'보다 연예프로그램의 스포트라이트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아나운서들이 귀기울여 할 대목이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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