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亞 증시 '숨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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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3월 이후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아시아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대만 증시가 5.0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3.75%).말레이시아(-4.74).싱가포르(-1.58) 등 아시아 주요국의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동양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미국에서 오름세를 탔던 정보기술(IT) 업종들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하락률이 컸던 반면 미국에서 약세를 보였던 전기.가스업종이 아시아에서는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런 엇박자 움직임은 미국 증시와의 동반상승 구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했던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약 4억4천만달러를 순매도하며 9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미 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이머징마켓 펀드 등 한국 관련 펀드로도 자금이 덜 들어오고 있다"며 "아시아 증시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던 우리나라의 증시도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미국 펀드 스캔들의 장기화로 주식형 펀드의 계약 해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연말 외국인 매수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고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도 괜찮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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