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권위는 국민 신뢰가 바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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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으로 첫 출발하는 자리에서 우리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일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와 법관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내리는 판결에 독선이나 아집이 아니라 보편타당한 견해가 담기고 그 판결이 국민 모두에게 최종적인 정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사 석궁 테러, 현직 부장판사의 대법원장 사퇴 주장 등 최근 사법부가 처한 위기 상황을 의식한 듯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우리가 하는 일상의 재판에서 국민이 승복하는 결과가 모일 때에만 국민의 신뢰가 쌓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은 과거를 판단 대상으로 삼지만 그 결과는 재판 당사자와 주위의 미래 관계를 형성한다"며 "자신의 판단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김승현 기자



법원도 여풍 … 올 여성 판사 104명

이날 임명식에서 신임 판사 97명, 예비 판사 90명이 임명됐다. 이 중 104명(55%)이 여성으로 법조계에 계속되는 '여풍(女風)'을 보여 줬다. 지난해 말 발표된 사법시험 합격자(994명) 중 여성 비율은 사상 최고치인 37.7%(375명)였다. 이로써 전체 법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19%로 늘었다.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여성 예비 판사들도 대거 임명됐다. 김혜선 의정부지법 예비 판사와 김혜란 서울중앙지법 예비 판사는 서울대 공대 출신이며, 김이경 전주지법 예비 판사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년을 마치고 임용된 예비 판사는 2년 뒤 신임 판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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