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수능 수리영역 만점자들이 말하는 '난 이렇게 공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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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능 수리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이 각자의 공부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면구(대원외고 졸), 이은진(천안여고 졸)양, 김일혁(공주고 졸)군.

수능 수리영역 만점은 누구나 밟기를 원하는 꿈의 고지. 지난해의 경우 수리 가형에서 만점자는 불과 346명(0.3%)이었다. 나형에서는 6741명(1.76%)이 나왔다. 바늘귀를 통과한 수리 만점자들은 어떻게 고3을 준비했을까. 강면구(대원외고.수리 나형 응시.서울대 법대 합격)군, 김일혁(공주고.수리 가형 응시.경찰대 합격)군, 이은진(천안여자고.수리 나형 응시.공주교대 합격)양 등 세 명은 "만점은 꿈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달 수학 학습지 '인터넷 해법수학'으로부터 수리 만점자 장학금을 받았다.

◆내신과 수능 준비는 별개?=학교 시험은 단원별로 출제되기 때문에 단원 통합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수능과 비교할 때 시험 유형이 다소 다르다.

김일혁군은 "통합적인 문제도 결국 각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따로 했다기보다는 내신으로 기본을 쌓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신 시험을 수능과 별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체크해 보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 김군은 또 "특히 주관식 문제 중 단원별 개념을 대표할 수 있는 문제들은 통째로 외웠다"고 말했다. 문제를 외운 것이 수리영역 문제를 풀 때 어떤 개념을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다른 학생들도 "고3 때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개념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문제를 풀면서 부족한 부분만 다시 공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방정식과 부등식같이 수학Ⅰ에서 자주 응용되는 '수학 10-가, 나'의 기본 개념은 처음부터 따로 정리하기보다 문제를 풀어 가며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만점자들은 조언했다.

◆수능 문제 읽는 법=이은진양은 "문제를 항상 3단계로 나누어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양이 말하는 수능 문제 읽는 법은 '문제의 요구' '주어진 조건' '해결 방법'의 세 가지를 항상 생각하고 조건들을 A, B, C 등 기호로 치환해 문제를 간단히 만드는 것이다. 문제를 보고 감(感)으로 접근하는 것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게 이양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문제가 나오면 무조건 풀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수능은 복합적 개념을 묻는 문제가 많아 무조건 풀려다 보면 갈수록 막막해질 수 있다. 이양은 "수학 문제는 적절한 개념을 적용해 적당한 시간 안에 풀어내는 것이 관건인데 단계별로 생각하는 훈련이 되면 오히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알고 있는 개념을 단계에 따라 되짚어 보는 사이에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답 노트 활용법=대부분의 고3 학생은 오답 노트를 만든다. 만드는 데 시간을 들인 반면 만들어진 오답 노트를 제대로 활용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는 게 수능 만점 학생들의 지적이다.

강면구군은 "처음에 문제를 잘라 붙이고 풀이 과정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강군의 요령은 오답 노트를 만들 때 풀이 과정을 뒤 페이지에 작성한 데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오른쪽에 틀린 문제, 왼쪽에 틀린 문제의 풀이 과정을 쓰는 반면 강군은 풀이 과정을 뒤에 정리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복습할 때마다 풀이를 보지 않고 스스로 풀어 보게 된다고 한다.

틀린 문제뿐만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렸던 문제, 애매하게 넘어갔던 문제, 모의고사 문제 중 찍어서 답을 맞힌 문제 등도 강군의 오답 노트에 정리돼 있다. 다시 풀어보기 위해서다. 틀린 문제를 단원별로 정리하는 것도 자신이 어떤 단원에 취약한지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라고 강군은 조언했다.

◆중요한 건 자신감=만점자들은 "수능 시험 한 달 전이라고 해서 공부 방법이 달라지거나 하지 않았다"며 "부족한 부분 위주로 공부하면서 평소 공부 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3은 누구나 불안하고 힘든 시기라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 고3 학생들에게 "수학은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과목이다. 매일 매일 조금씩 꾸준히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만점자들이 말하는 '수리 공부법'

▶ "내신과 수능은 별개? NO!"

"내신 공부 연장선상에 수능 있죠"

"내신 시험은 개념 확인 기회, 수능 문제로 개념 응용"

▶ "감(感)으로 하는 문제 풀이는 이제 그만"

"수능 문제 읽는 법을 훈련해야"

"1단계는 문제 요구 사항을, 2단계는 주어진 조건을, 3단계는 해결 방법을 차근히 생각"

▶ "오답 노트엔 개성이 담겨야"

"틀린 문제, 시간이 오래 걸린 문제, 애매하게 넘어간 문제, 모의고사에서 찍은 문제를 모두 정리"

"단원별로 오답 노트 만들면 취약한 부분 파악 쉬워"

▶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라"

"내가 불안하면 남도 불안하다. 나의 실력을 믿어라"

정리=강홍준 기자

취재 도움=천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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