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성경 강의에 기독교인들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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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6일부터 EBS 외국어학습 사이트(www.ebslang.co.kr)에서 강의 중인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쟁점은 '로고스'와 '창조', '회개(悔改)' 등에 관한 해석의 문제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김 교수는 희랍의 로고스 사상과 요한복음의 로고스를 단순 연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학계에서 논의되는 '빅뱅(Big Bang)'을 구약성서의 '창조'에 빗댄 것은 정통 신학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4대 복음서 중에서 요한복음은 예수를 역사적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구현체인 로고스로 보고 있다"고 맞섰다. 그는 15일 출간한 '요한복음 강해'(통나무)에서 "로고스는 만물에 질서를 주며 만물의 생성을 유도하는 법칙이어서 그것을 파악하는 우리의 이성도 로고스다. 그래서 이성이야말로 생명의 본질이고 신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인 '죄'의 개념과 직결되는 '회개'에 대한 해석도 달랐다. 김 교수는 "역사적 예수는 선.악에 대해 이원론적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단지 천국을 선포했을 뿐이다. 성경에서 '회개하라!(Repent!)'로 번역된 원어 '메타노이아(Metanoia)'는 '마음의 방향을 튼다'는 뜻이다. '회심(回心)'이 바른 해석이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 심만섭 목사는 16일 "'뉘우친다'는 개념이 빠진 '회심'은 성경에 대한 매우 약한 해석이다. '회개'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 요한복음 해석에 대한 양측의 공개토론에 대해선 "제안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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