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평양에 교회 지어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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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양시 한복판에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남한의 기독교가 건립하는 교회가 들어선다.

현재 북한에는 대외 홍보 차원에서 세운 봉수교회.칠골교회가 있으나 남한에서 교회 건립을 지원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위원장 김구룡 장로)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조선 그리스도교회연맹(위원장 강영섭)과 가칭 평양 제일교회를 세우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구룡 위원장은 "지난 18일 북한 기독교인과 평양시 대동강 구역 청류동 평양대극장 옆 부지 2백여평에 교회를 건축하기로 합의했다"며 "신축될 교회는 설계작업을 거쳐 늦어도 내년 5월께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제일교회 건립에는 10억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남한에서 건자재를 대고, 북한에서 부지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金위원장은 "2001년 평양 봉수교회 인근에 온실을, 또 올 9월 그 주변에 평양신학원을 완공한 결과 이번에 교회 신축도 가능해졌다"며 "새로 지어질 교회의 운영은 일단 북한 측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교회 건립을 허용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향후 기독교계 전체에 문호를 개방해 제2, 제3의 교회를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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