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위기 경고했건만…" 족집게 예언 증권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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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LG카드와 관련, 오래전에 위기를 경고한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모건 스탠리 서울지점의 정상근 이사는 지난 7월 '최악의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는 보고서에서 재무.자본.유동성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LG카드는 여전히 위험한 상태라며 6개월 목표주가를 1만2천2백원에서 8천5백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도'를 제시했다. 당시 LG카드의 주가는 2만~2만2천원이었다.

鄭이사는 특히 LG카드의 유동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3분기에 도래할 채권 중 7천2백억원 정도는 LG카드의 자금 능력으로 갚기 힘들다며 증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당시 보고서 때문에 이달 초까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도 지난달 20일 LG카드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金연구원은 LG카드가 손실로 처리해야 할 채권이 너무 많고, 자금조달도 어려워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며 6개월 목표주가를 5천9백50원,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

당시 LG카드의 주가가 1만7천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목표주가여서, 증권가 안팎에서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LG카드의 주가는 26일 6천3백원까지 떨어졌다. 金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많은 항의를 받았다"며 "그러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오히려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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