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20% 농약중독 경험/호흡곤란·설사·경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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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3%가 치료 안받아/연대의대 강화·완주 1천32명 조사
농민들의 20% 이상이 각종 농약에 중독돼 호흡곤란·근육경련·구터·설사 등의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사부가 지난달 연세대의대에 의뢰,경기도 강화군과 전북 완주군 농민 1천32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등을 실시해 27일 발표한 「농약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18.8%인 1백94명이 구역질·구토·설사 등 가벼운 중독증상을,2.0%인 20명이 근육경련·호흡곤란 등 중증이상의 중독증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들 중독경험자 2백14명 가운데 72.9%(1백56명)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않고 휴식·목욕 등으로 증상을 해소했고 18.8%(40명)는 약국·보건소·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8.3%(18명)는 마을 이장들이 관리하는 해독제 「팜」을 사용,치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지에서 농약살포전후 농민 88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을 채취,임상화학적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기인제의 중독정도를 평가하는 혈중 콜린에스트라제 활성도가 농약사용전 3천7백38단위에서 사용후 평균 2천4백3단위로 떨어졌으며 이중 5명의 혈액에서 「후지왕」「키타진」 등 농약성분이 검출됐다.
이처럼 혈중 활성도가 낮아질 경우 사지마비·두통·의욕저하·졸음 등의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이번 조사결과 농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농약은 용도별로 ▲살충제 57.2% ▲살균제 39.9% ▲제초제 2.9% 등 순으로,성분별로는 ▲유기인제 19.1% ▲카바마이트계 15.3% 순으로 각각 나타났으며 농민들이 농약안전교육을 받은 예는 48.3%에 불과했다.
한편 이달들어 계속되는 장마로 각종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자 농약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농약에 중독돼 병원을 찾는 농민들이 급증해 전남·경남 등의 경우 농약중독 농민이 하루 1∼2명 정도씩 병·의원과 보건소 등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약사용량은 88년 5만4천1백13t,89년 5만8천5백49t 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으며 87년의 경우 8백63명이 농약중독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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