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기능 강화 부작용 … 일부 은행 인터넷뱅킹 당분간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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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 직원이 31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윈도 비스타’출시 행사에서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인섭 기자]

국내 PC 이용자들은 당분간 윈도 비스타를 사용하기 불편하게 됐다. 보안 기능이 세져 온라인뱅킹 등 일부 사이트의 접속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 가격이 미국보다 비싸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한국MS가 최근 국내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대상으로 호환성(윈도 비스타에서 잘 작동되는지 여부)을 조사한 결과 일부 사이트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정통부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윈도 비스타의 보안 기능이 강화돼 일부 시중은행의 온라인뱅킹은 접속이 안 됐고, 일부 포털의 동영상은 재생되지 않는 사례가 나왔다"고 말했다.

PC에 윈도 비스타를 깐 뒤 온라인뱅킹을 시도하면 '보안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설치되지 않았습니다'는 등의 문구가 뜬 뒤 접속이 안 된다. 서 단장은 "이들 회사가 해당 프로그램을 윈도 비스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회사가 현재 프로그램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윈도 비스타를 제대로 쓰려면 다음달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MS 측은 "대부분의 온라인뱅킹은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인 '익스플로러7'에서 '관리자 모드' 기능으로 바꾸면 연결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 7곳 중 2곳은 다음주까지 업그레이드 작업이 끝나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 논란도 거세다. 국내 일반인용 제품(한글판) 값이 미국 유통시장 가격(영문판)보다 비싸다.

국내 유통회사인 소프트비전은 '홈 프리미엄 버전'(윈도 운영체제를 처음 PC에 까는 경우)의 가격을 35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아마존닷컴 등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영문판보다 13만원 이상 비싸다. 이 회사가 이달 말까지 출시 기념 이벤트로 이 제품을 32만3000원에 파는 등 10% 깎아주지만,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네티즌들은 "운영체제(OS) 시장을 거의 독점(시장점유율 90% 이상)하는 MS의 횡포"라며 반발한다. MS 측은 "PC 제조사에 납품하는 도매 가격은 세계 어디나 동일하지만 소비자가격은 현지 유통회사가 환율.광고비.부가세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고 해명했다.

글=이원호 기자<llhll@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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