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니 수익 쏠쏠 개인 대주거래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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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월 들어 지지부진한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29일에는 거래소시장의 거래량이 1억3322만 주에 그쳐 1999년 4월(1억1941만 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는 8.23포인트 빠져 1363.1으로 밀렸다.

이럴 때는 쉬는 것도 투자라고 하지만 눈을 돌려보면 약세장에서도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틈새시장이 있다. 바로 '대주(貸株)거래'다.

대주거래란 특정 종목의 주가나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증권사로부터 빌려서 매각한 다음, 일정 기간 뒤 빌린 물량만큼 싼 값에 되사 상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대주거래 이용자들은 주가가 내린 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 옵션(풋)이나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원리가 비슷하지만 파생상품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주식거래만 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오르면 대주거래 이용자는 손해를 보기 때문에 대주로 과다하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개인 위한 서비스 증가=기존에는 외국인이나 연기금, 증권회사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약세장에서 차익거래를 위해 대주거래를 많이 활용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개인들을 위한 대주거래 서비스도 늘고 있다. 증권사들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개인 투자자를 위한 대주거래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대주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주가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삼성전자.포스코.신한금융지주 등 우량주가 대부분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대주거래 서비스 종목을 코스피200과 코스닥50을 구성하는 총 250개로 확대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주식을 사고 팔 때 내는 수수료 외에 별도의 대주거래 수수료는 없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대주 가능 종목을 코스피50 종목을 중심으로 60개로 늘렸다. 대주거래를 이용할 때 거래 금액의 0.1%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온라인으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 온라인 사업부 정수정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대주거래가 가능한 계좌수가 10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개별 주식이 아니라 코덱스200이나 코세프200 같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상으로 대주거래 서비스를 한다.

?주의할 점=대주거래는 일부 파생상품 거래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이 나지만 반대로 오르면 손해를 본다. 특히 대주거래는 상환기일 안에 반드시 주식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나도 무조건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한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대주거래에 돈을 몰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신증권 업무개발부 남기윤 부장은 "약세장에서 30~180일 정도의 짧은 기간에 현물 주식의 위험을 분산하고 일부 수익도 추구하는 틈새 전략용으로 대주거래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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