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3년 수익률 정기예금의 두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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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적립식 펀드 vs 은행 정기예금'의 1라운드 승부에선 적립식 펀드가 완승을 거뒀다.

적립식 펀드가 적금을 대체하는 투자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3년 전. 2004년 랜드마크자산운용이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을 내놓으면서 시장엔 적립식 펀드 열풍이 불었다. 통상 펀드에는 '만기' 개념이 없지만, 은행에서 적립식 상품을 가입할 때 자동이체 계약기간을 3년으로 설정하는 바람에 초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올해 '심리적인 만기'를 맞는 셈이다. '3년 만기'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을 크게 앞섰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2004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36차례에 걸쳐 매월 25일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이달 26일 환매를 했다고 가정해 분석한 결과다.

제로인에 따르면 적립식 펀드는 평균 3년간 33.33%의 수익률을 올렸다. 정기예금은 반면, 금리를 연 5%로 가정해도 3년간 약 16%의 수익에 그친다. 적립식 펀드가 올린 성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적립식 펀드는 그러나 가입과 동시에 돈을 모두 투자하는 거치식 펀드에 비해선 수익률이 나빴다. 거치식 펀드의 3년 수익률은 57.57%에 달한다. 2004년 초 800선에 불과하던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적립식 펀드의 장점이 부각되기 힘든 장세였다.

한편 같은 적립식 펀드라도 펀드별로 수익률 차가 컸다. 운용기간 3년 이상인 성장형 펀드 가운데 적립식 투자가 가능한 9개 대표 상품의 3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신영투신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A형)'이 52.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간 매월 100만 원씩 총 3600만 원을 적립했다면 지금 약 5478만 원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반면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템플턴그로쓰주식2'는 26.49%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80주식1'의 성과(30.95%)도 평균치에 못 미쳤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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