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민간인 국방부대변인|손풍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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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제는 과거 같은 국방정보의 독점이 통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국민이 세금으로 낸 예산 중 상당부분을 쓰는 부처로서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서는 진정한 국가안보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계급사회의 전형으로 경직성·폐쇄성을 특징으로 하는 국방부에 현역장교가 아니면서 대민창구역을 맡게된 신임 손풍삼 대변인(47)은 앞으로 닥칠 어려움에 대한걱정보다 국방행정의 공개 필요성부터 역설한다.『60만이라는 거대조직이 국가안보를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도 그 동안 일방적인 안보강요로 군이 국민들과 가까워지지 못하고 정권 안보란 말까지 생겼다고 봅니다. 물론 조직의 특성상 비밀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가급적 많은 부분을 알려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국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89년1월31일 육군대령을 끝으로 군문을 떠나 그 동안 국무총리실 교육문화 심의관으로 재직 중「그 어렵다는」국방부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손대변인은 2년여의 짧은 외도(?)탓에 「군인에 가까운 민간인」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자신은「군을 아는 진짜 민간인」임을 강조한다.
75년9월 국방부대변인제도가 생긴 이래 7대째인 손대변인은 80년 격동기에 3대째부터 일반직(2급)에서 현역으로 넘어갔던 대변인자리를 11년여만에 되찾은 주인공.
64년 전주고졸업 후 서라벌예대 문예 창작과에서 시를 전공하고 66년 갑종2백4기로 입대, 소령시절 고려대 정외과·교육대학원을 마쳤다. 그는 특히 전향적인 이데올로기 논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 85년부터 3년여 동안 대통령 교육문화비서관을 지냈고 이종구 국방장관과는 20사단 근무 때 사단장-정훈참모를 지낸 사이.
국방부가 변화의 필요성 인식과 함께 자신을 선택했다는데 무엇보다 긍지를 느낀다는 그가 과연 국민의 알권리와 국방의 폐쇄성간의 고리를 어떻게 슬기롭게 물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이만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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