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힘 모아야 성차별 이겨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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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가 생활하면서 부닥치는 여성문제들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모두 같습니다. 서로의 체험과 정보를 나누면서 여성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는데 힘을 모아야합니다.』
「지방자치와 평등지위 담당관제도」를 주제로 17∼l8일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먼 재단과 한국여성개발원이 공동 주최한 한·독 여성정책세미나에 연사로 참가한 사비네 넬스 니더작센주 여성부부국장(51)과 안네마리 후라게 류터 트로이스도르프시 법무국장(41)은 여성들의 연대의식을 강조한다.
독일 헌법에 보장된 남녀평등원칙에 따라 여성이 사회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실제로 평등해질 수 있도록 갖가지 불평등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평등지위 담당관제. 79년 연방차원에서 첫선을 보인 이 제도는 82년 쾰른시를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 현재 독일연방 전체에 걸쳐 8백개가 넘는 시에서 평등 지위 담당 부서를 설치하고 있다.
이것은 70년대부터 활발히 전개된 여성운동의 결과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 특히 여대생들을 주축으로 하여 일어났던 여성운동이 보수적인 가정주부들을 거쳐 정치분야로까지 확산된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이들은 믿고 있다.
현재 이들이 당면과제로 여기고 있는 여성문제는 자녀를 둔 직장여성들의 직장·가정의 양립문제. 특히 「아이를 어디에다 맡기느냐」는 문제는 독일 전체가 안고 있은 말초적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1년에 한차례씩 각 지방자치단체의 평등지위담당관들이 모여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 있으며 주 단위 공동연구모임·연방연구모임도 별도로 갖고 있다』고 소개한 이들은 『여성문제에 처음 접근하는 주에서도 여성네트워크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다』고 자랑.
이들은 평등지위담당관에게 요구되는 자질에 대해 『여성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찾아내 이를 해결해 가는 추진력』이라고 한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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