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씨가 산문집『뭉치면 죽고 헤치면 산다』를 펴냈다(동광출판사 간). 이 산문집에는 최근 신문지상을 통해 발표한 고백운동과 시국에 대한 칼럼형식의 글 및 인터뷰 등이 실려 최근 김씨의 정신적 흐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 제1부에는「나는 도적, 고백운동을 벌이자」로 시작되는 고백록과 인권운동가·민중예술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 등이 실렸다. 제2부는 김씨 사상의 핵심을 엿볼 수 있는 장으로, 세계관의 파국적 지각변동 추세에 있는 현재를 개체를 억압하는 시대에서 개체가 자기 안에 전체를 실현하는 개별화 시대로 변하고있다며 이러한 시대추세에 맞춰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국민주권에서 주민주권으로의 권력분산, 즉 풀뿌리 민주주의임을 강조하는 일련의 글들을 실었다.
제3부에는「페놀사건」으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환경문제에 대해 환경운동기금과 가졌던 대담과 생명사상에 대해 신학자들과 가졌던 대담을 실었다.
김씨는 이 책 서문에서「뭉치면 살고 헤치면 죽는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구호는 권력의 비정상적인 집중으로 무한 부정부패를 가져왔다며 이제 민초들이 나름의 주체적인 다양한 정치적 삶의 지향과 틀을 생명의 근본원리와 해체, 확산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뭉치면 죽고 헤치면 산다」로 압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