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원 전담 점포 7개월 외환은 박효남 소장 외 5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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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 광장동 외환은행 구의 현대아파트 출장소는「레이디 점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말 외환은행측이 이 지역 고객의 대부분이 아파트단지 주부임을 감안, 대 여성고객 서비스 방안으로 개설한 이 점포는 올해 52세인 박효남 소장은 물론 5명의행원이 모두 여성으로, 이들이 점포운영을 도맡아하는 여성전담점포.
올 연말 수신 목표액 50억원을 5월말 현재 78억원으로 일찌감치 달성해 본점측을 놀라게 한 이들 6명의 여성들은 이번 기회가 여성인력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판단아래 열과 성을 다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
은행측이「레이디점포」를 개설한데는 89년12월말 민영화한 외환은행의 이미지쇄신, 주부중심 고객에 대한 서비스 특화, 여성인력이 많은 은행 내 여직원의 사기 진작, 여성인력의 고령화와 장기 근속화에 따른 해결책모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은행경력 29년째로 외환은행 3천2백여 여직원 중 서열 2위인 차장급 박 소장은『고객주거지역 방문 섭외의 경우 남성직원에 대한 주부들의 거부감과 경계심이 큰데 반해 여성직원에게는 호의적』이라면서『초창기에는 간혹 남성고객들이 와서 출장소의 역량을 얕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사내 외에서 이제는 모두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하고있다』고 자랑했다.
이들 여성들은 주부고객 중심의 서비스체제를 강화하기 외해 여성생활정보코너·어린이공간 등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경력 20년째인 고양숙 대리(41)는「신체적으로 힘든 일이 생길 때 남성직원이 아쉬울 때도 간혹 있지만 여성들끼리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며 호흡을 맞춰 일의 성과가 좋은 것 같다』면서『이 같은 일이 전 여직원의 사기와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측은 현재 국내 1백76개 지점·53개 출장소 등의 약8천여 직원 중 3천2백여명이 여직원인데 「레이디점포」의 성과가 흡족해 이 같은 유의 점포 개설을 앞으로 더 고려해 볼 방침이라고.
국내에서는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광주은행 상공회의소 출장소가 외환은행에 앞서 지난해7월「레이디 점포」를 개설했었다.<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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