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 공인 알뜰녀, C기자의 통장 쪼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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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찌 점심식사를 마친 C기자는 오늘도 통장을 정리하기 위해 창구에 들른다. ATM기기를 이용해도 되지만 친한 은행 직원과 눈도장도 찍고, 새로운 소식이 없나 슬쩍 물어보기 위해서다. 신문에서 신규 금융 상품이 나왔다는 기사를 발견해도 꼭 은행에 들러 물어본다. 이날도 괜찮은 펀드가 있다고 해서 브로슈어를 받아왔다. C기자가 보유한 통장은 모두 10개. 불입금이 많지는 않지만 기능과 목적에 따라 통장을 꼼꼼히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C기자의 통장 쪼개는 노하우를 조목조목 소개한다.

*** 통장 쪼개기 노하우

월급통장 하나은행의 ‘부자 되는 월급통장’에 가입해 기본 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적금, 대출, 환율 등에 우대 혜택이 있고, 일정 조건 충족 시 전자금융 수수료도 무제한 면제된다. 요즘은 CMA 통장으로 많이 갈아탄다고 하는데 주거래 은행의 월급통장 계좌를 유지해 각종 혜택을 누리는 게 나은 듯했다. 주거래 은행을 하나은행으로 정한 이후부터 모든 금융 거래를 하나은행만으로 집중하고 있다. 혜택도 혜택이지만 바쁜 맞벌이 부부라서 은행을 이곳저곳 찾아다닐 여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 곳을 정해서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전략. 1주일에 한두 번씩 은행에 들렀더니 이젠 은행 직원이 먼저 알아보고 안부 인사를 건넨다. 괜찮은 상품이 나왔을 때도 가장 먼저 알려줄 정도로 은행 VIP 대접을 받는다.

펀드 편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는 3가지 상품에 기본적으로 월 5만원씩 투자하고 있다. 남들에겐 적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가 가입한 펀드는 미래에셋 3억 만들기 주식 1호, 랜드마크 1억 만들기 고배당혼합, 삼성 value주식투자신탁 1호 이렇게 3가지. 미래에셋 3억 만들기 배당주식 1호는 97%를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형 펀드로 위험 부담이 큰 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안정적인 채권 혼합형 펀드인 랜드마크 1억 만들기 고배당혼합 상품에 가입했다. 삼성 value주식투자신탁 1호는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우량주식에 70% 이상을 투자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상품. 펀드는 수시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운용 실적을 확인하고, 수익률이 떨어진 계좌에 추가로 돈을 넣어둔다. 잠깐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금을 챙길 수 있다.

적금& MMF 적금은 모두 1년 이하의 단기로 운영한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5개월에 한 번씩 중도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하의 단기 적금을 붓고 수시로 타서 쓴다. 중도금 내는 날보다 적금 만기가 한두 달 빨리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예치해두기 위해서 MMF 통장을 만들었다. 보통 은행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 할 수 있고, 하루만 돈을 넣어둬도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자금을 굴릴 때 유용하다.

아이용 통장 이제 9개월인 아이를 위해서는 3가지 금융상품에 가입했다. 일단 일반 통장에는 명절 때마다 어른들이 아이에게 주시는 비정기적 수입을 모아둔다. 이 통장의 잔고가 10만원 이상 되면 다시 적금 통장으로 옮긴다. 이 적금 통장은 월 5만원씩 불입하는데, 자유 적립식이기 때문에 여윳돈이 모일 때마다 불입액을 수시로 늘려 넣는 것. 가입한 지 7개월이 지났는데 아이에게 용돈을 주시는 분이 많아서 벌써 80만원이나 모았다. 대학 등록금 용도로 20년 만기의 변액연금보험에도 가입해 매달 10만원씩 불입하고 있다.

잔돈 통장 유일하게 하나은행이 아닌 K 지방 은행에 만든 통장. 수시로 생기는 잔돈, 집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다 모았다가 틈틈이 입금하기 위한 잔돈 통장이다. 대형 은행에서는 바쁜 점심시간에 잔돈 입금을 꺼리는데 지방 은행에서는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친절하게 입금시켜준다. 1년에 보통 40만원씩은 모으니 의외로 쏠쏠한 편. 기자는 이 돈을 여행 자금으로 요긴하게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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