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도 다양한 음식 만든다|한국 식품개발연구원·농업기술연 등서 연구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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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갈수록 적체되고 있는 쌀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현대인의 식생활 조건에 알맞은 쌀을 이용한 간편식 개발과 쌀 음식의 저장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쌀 소비의 확대는 현재 정부 재고미 l천3백만섬 누증으로 연간 3천억원의 재정 부담 요인이 되는 데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지방분 섭취가 증대돼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막는 국민 보건상의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최근 쌀 이용 음식의 연구는 쌀과자·스낵·쌀고기·쌀·요구르트·쌀빵 등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춘 음식 개발과 밥·떡 등 전통 음식의 선도를 유지, 대량 유통에 알맞도록 하는 등 크게 두 방향에서 간편성과 저장성을 고려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개발된 쌀 이용 음식 중 관심을 끈 것이 한국 식품개발 연구원 (원장 박정윤)의 쌀 이용 연구 센터가 개발한 쌀고기·쌀요구르트·쌀칩·쌀마카로니·숭늉 분말·즉석 미숫가루·청결미·냉동 쌀가루 등과 농업기술연구소 (소장 김동수)가 개발한 팽화 쌀가루 등이다.
쌀고기는 쌀과 콩단백질을 30대 70으로 혼합, 첨단 식품 가공 기술법인 압출성형 공법으로 제조한 것으로 고단백·저지방·무 콜레스테롤의 순 식물성 고기로 비만·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것은 볶음·튀김 완자·햄버거 등 보통 가정에서 쇠고기·닭고기 등으로 만드는 모든 요리가 가능하며 햄·소시지 등으로 만들기도 한다.
쌀 요구르트는 쌀을 효소 처리한 것인데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 제조 원가의 3분의 2로 쌀뿐만 아니라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이다.
티백 형태의 숭늉가루, 물에 잘 녹는 즉석 미숫가루, 씻지 않고 밥을 할 수 있는 청결미, 쌀가루의 저장성을 높인 냉동 쌀가루 등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쌀 개발 음식.
농업 개발 연구소의 팽화 쌀가루는 쌀을 섭씨 1백30도에서 압력을 주어 15초 동안 익힌 뒤 가루를 낸 것으로 수분 함량이 적어 저장성이 높다.
이것은 가루가 부드럽고 고와 물에 잘 풀려 어린이 이유식과 죽을 즉석에서 만들 수 있으며, 끈기가 많고 잘 부풀어 빵을 만들었을 때 쫄깃하고 잘 굳지 않는다. 팽화 쌀가루는 이밖에 고추장·된장·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이와 같은 쌀 이용 간편식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쌀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주식이 되는 밥의 선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 대량 급식소에서 밥을 맛있게 짓는 방법 등 「밥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고 쌀 이용 연구 센터 연구원 한억씨는 말한다.
집에서보다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요즈음 대량 급식소 등의 스팀 밥과 같은 맛없는 밥 때문에 쌀밥이 외면 당하는 현실에 비추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맛있고 저장성 높은 밥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의 양·종류·PH (수소이온 농도지수)·위생 상태·포장·유통 등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 현재 개발된 밥 중 장기 보존이 가능한 것으로 건조 쌀밥이 개발돼 있으나 아직은 맛이 떨어져 시판되지 못하고있다.
이와 같은 쌀 이용 개발 음식들은 6∼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2층 전시실에서 식생활 개선 범국민 운동본부 주최로 열리는 「쌀을 이용한 향토 음식 및 국내 부존 식량 자원을 활용한 가공 식품 전시회」에서 소개된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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