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현장의 노하우 직접 전수 실무교육 필요없는 인력 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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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연합대학원이 자리잡을 때까지 입학 정원에 미달되더라도 자질이 떨어지는 학생은 받지 않겠습니다. 그래야 최정예 연구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어느 기업 어느 연구현장에서도 환영받을 것 아닙니까."

정명세(61.사진)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초대 총장은 "우수한 학생을 뽑아 정부 출연연구소의 연구 현장에서 직접 교육함으로써 실무 적응 교육이 필요없는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강의식 교육과 일반 공통 과목을 최소화하고, 부족한 과목에 대해서는 주변의 일반 대학과 학점 인정제 협정을 해 채운다는 것이 정총장의 구상이다. 연구 현장이 곧 강의실이고, 22개 이공계 정부 출연연구소가 곧 캠퍼스인 특수한 대학인 만큼 내실 위주로 대학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은 내년 3월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정원은 석사과정 45명, 박사과정 70명 등 총 1백15명. 교수진은 22개 정부 출연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3천6백여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맡는다. 첫해에는 신생 융합기술 위주로 49개의 전공이 개설된다.

정총장은 매년 세계적인 기술흐름에 맞춰 전공을 신설하거나 폐지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진이 수십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할 수 있어 교육의 질은 일반 여느 대학도 흉내내기 힘들 것입니다. 일본의 총합연구대학원대학도 이런 방법으로 대학원을 설립해 아주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합니다."

교수진과 학생이 1대 1인 도제식 교육이기 때문에 이 같은 노하우 전수가 가능하다. 학생들을 국내외 프로젝트에 교수진과 공동으로 참여하게 하고, 해외 연구현장에도 우선 파견하는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 정총장의 생각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실무 교육이 몸에 배게 된다. 일반 대학원의 경우 교수 한 사람당 10여명씩의 학생이 딸려 있어 이 같은 교육이 어려운 형편이다.

정총장은 1978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표준연의 원장, 대덕연구단지 기관장협의회장,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평남 강서 출신으로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테네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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