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도① 아파트 매매시장 ‘불안한 오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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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면에서 올해 아파트 시장 전망은 다소 밝은 편이다. 일부 집값 상승이 예상돼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ㆍ주택산업연구원 등 전문기관들의 올해 집값 전망은 모두 상승세다.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전망한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4.3%, 전국 3.1%다. 수도권은 서울보다 상승폭이 다소 작은 3.9%다.

객관적인 주택시장 환경에서 수요ㆍ공급 측면에서 입주물량이 적다. 올해 수도권 입주예정 가구수가 9만6000여가구로 올해 11만1000여가구보다 15% 가량 줄어든다. 특히 서울 입주량은 지난해(4만4000여가구)의 66% 수준인 2만9000여가구다.

상승요인 못지 않게 대출억제 등 수요 감소 요인도 많아

서울에서 강남권 입주물량은 채 1만가구가 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입주물량이 1만4000가구 정도였다.

입주물량 감소는 지방에서도 더 하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지방 광역시의 올해 입주량이 지난해보다 32∼47%나 줄어든다. 때문에 입주물량 감소로 그동안 공급과잉 후유증으로 약세를 보이던 지방 집값이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입주물량 외에 기존 주택시장에서 나올 매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돼 다주택자들의 절세용 매물이 유예기간인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들어 매물난을 심화시킨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인들이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매물 감소의 이유다.

연말 대통령 선거도 규제완화 기대감을 낳아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후보들의 개발 공약 남발은 시장을 전체적으로 들썩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는 신중해야한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 인하 대책 등으로 상승세가 지난해보단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 등의 예상치는 모두 5% 미만이다. 올해보다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전망이다.

지난해 특히 하반기에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살만한 사람은 많이 샀기 때문에 매수세에 한계가 있다.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것도 매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서울, 분당 등 수도권 1기 5개 신도시 등에선 3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앞으로 2기 신도시 등에서 공급이 쏟아질 계획이어서 집값 상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격에서 구입했다가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면 투자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강화되는 대출 억제도 수요자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주택구입을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대출 억제와 금리 인상은 매수세를 꺾을 수 있다.

당장 오르더라도 앞으로 매도시기의 집값은 불안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2주택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웬만큼 집값이 올라도 투자성에 한계가 있다”며 “양도세 비과세를 전제로 실수요 입장에서 아파트 투자를 판단해야한다”고 말했다.

공급이 넘치는 지방보단 초과수요인 수도권의 투자성이 나을 것 같다.

신도시ㆍ뉴타운 등 개발재료 인근지역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이 개선되는 지역이 유리하다. 신도시ㆍ뉴타운 개발은 주변에도 후광 효과를 줘 집값을 들썩이게 한다.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집값도 자연히 상승세를 타게 마련이다.

서울의 경우 올해 3차 뉴타운을 중심으로 도시재정비촉진지구 개발이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인근 지역들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9호선이 내년 완공예정이어서 개통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조인스랜드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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